페르디난드 에마누엘 에드랄린 마르코스(Ferdinand Emmanuel Edralin Marcos, 1917년 9월 11일 ~ 1989년 9월 28일)는 필리핀의 법률가이자 정치인으로, 필리핀 제10대 대통령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약 21년간 장기 집권하며 필리핀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통치 시기를 이끌었다.
생애와 정치 경력
마르코스는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Ilocos Norte)의 사라트(Sarrat)에서 태어났다. 그는 필리핀 대학(University of the Philippines)에서 법학을 전공한 법률가 출신으로, 정치 경력 초기에는 하원의원, 상원의원, 상원 의장 등을 역임하며 필리핀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65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여 제1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장기 집권과 계엄령
마르코스는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의회를 해산하는 등 사실상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였다. 그는 "헌법적 권위주의(constitutional authoritarianism)"라는 명분 아래 정적과 언론인을 투옥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민주적 절차를 크게 제한하였다. 계엄령은 1981년까지 유지되었으나, 이후에도 그의 권력은 1986년까지 지속되었다.
부패와 논란
마르코스 정권은 광범위한 부패와 국가 재정의 사적 유용(국고 횡령) 문제로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았다. 그의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Imelda Marcos)와 함께 마르코스 가문은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약탈 정권(kleptocracy)'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1983년 야권 지도자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Benigno Aquino Jr.)의 암살 사건은 반정부 여론을 크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퇴진과 말년
1986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피플 파워 혁명)로 마르코스 정권은 붕괴되었고, 그는 미국 하와이로 망명하였다. 이후 1989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사망하였다. 그의 유해는 이후 필리핀으로 송환되어 논란 속에 안장되었다.
가족과 후대
마르코스의 아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Bongbong" Marcos Jr.)는 2022년 필리핀 제1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아버지의 통치 이후 다시 마르코스 가문이 필리핀의 최고 권력에 오르게 되었다.
마르코스의 통치에 대한 평가는 필리핀 내에서도 극명하게 갈린다. 일부는 그의 치하에서의 경제 발전과 인프라 건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다수는 민주주의 탄압과 부패 문제를 들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마르코스는 필리핀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