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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스베트급 전함

페레스베트급 전함(러시아어: Эскадренные броненосцы типа "Пересвет")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러시아 제국 해군이 건조한 전드레드노트급 전함의 함급이다. 러시아 제국 해군 내에서는 함대장갑함(Эскадренный броненосец)으로 분류되었으나, 이후 장갑순양함으로 분류가 변경되었다.

개발 배경 및 설계

페레스베트급의 설계 개념은 당시의 일반적인 전함보다는 후일 등장하는 순양전함의 개념에 더 가까웠다. 같은 시대의 다른 전드레드노트급 전함과 비교하여 속력이 빠르고 항속 거리와 항양성(항해 성능)이 뛰어난 반면, 무장과 장갑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설계되었다. 설계 요구 조건으로는 전열함대의 일원으로서 전투에 참가하는 능력과 더불어, 장갑순양함처럼 단독으로 통상 파괴전(상선 파괴 작전)을 수행하는 능력이 함께 요구되었다.

당시 러시아 제국은 잠재적인 적국으로 영국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에 영국 해군이 1893년부터 극동 지역용으로 건조한 254mm(10인치) 포 4문을 탑재한 바플러급 전함(센추리온급 전함)이 페레스베트급의 개념적 모델이 되었다. 다만 바플러급이 해안 및 강에서의 운용을 상정한 데 비해, 페레스베트급은 처음부터 대규모 원양 작전 수행이 예정된 함선이었다. 원양성, 장거리 항속 능력, 고속력을 확보하기 위해 석탄 적재 공간을 기존 함선보다 크게 확보한 반면, 무장과 장갑은 동 세대 전함에 비해 열등하여 전투 능력 면에서는 전함보다는 당시 러시아가 건조한 장갑순양함에 가까웠다. 구체적인 기본 설계는 장갑순양함 '로시야'의 확장형을 바탕으로 하였다.

제원

배수량은 13,534~14,639t, 전장 132.4m, 선폭 21.8m, 흘수 8.0m였다. 주포는 40구경 254mm(10인치) 포를 연장 포탑에 2기(총 4문) 탑재하였다. 부포로 45구경 152mm(6인치) 단장 속사포 11문, 대어뢰정용으로 75mm포 20문, 47mm포 20문, 37mm포 8문, 63.5mm 상륙포 2문을 장착했으며, 381mm(15인치) 어뢰발사관 5문(수상 3문, 수중 2문)을 갖추었다. 장갑은 크루프 강철제로 현측 수선부 중앙부 229mm, 선단부 178mm, 갑판 51~127mm, 주포탑 229mm, 바베트 203mm, 사령탑 229mm였다. 동력은 30기의 벨레빌레식 보일러와 3기의 수직 3중 확장 증기엔진을 통해 14,500ihp의 출력을 내었고, 최대 속력 18노트(약 33km/h)를 발휘하였다.

함정 목록 및 주요 활동

본 함급은 총 3척이 건조되었다.

  • 페레스베트 (Пересвет): 1895년 11월 기공, 1898년 5월 진수, 1901년 취역. 함명은 쿨리코보 전투로 알려진 러시아의 영웅 알렉산드르 페레스베트에서 유래하였다. 러일 전쟁 당시 제1태평양 함대에 배속되어 여순항 해전과 황해 해전에 참가했으며, 1904년 12월 7일 여순항에서 일본 육군의 포격으로 대파 침몰하였다. 이후 일본군에 의해 인양되어 수리를 거친 후 1909년 일본 제국 해군에 전함 '사가미(相模)'로 편입되었다. 제1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16년, 러시아 정부가 매입하여 장갑순양함으로 재분류되어 러시아 해군에 복귀하였으나, 1917년 1월 4일 발트해로 회항 중 포트사이드 부근에서 독일 잠수함 U73이 부설한 기뢰에 접촉, 폭침하였다.

  • 오슬랴뱌 (Ослябя): 1895년 11월 기공, 1898년 12월 진수, 1903년 취역. 함명은 쿨리코보 전투의 영웅 로지온 오슬랴뱌에서 유래하였다. 러일 전쟁 당시 제2태평양 함대(발트 함대)에 편입되어 쓰시마 해전에 참전하였으며, 1905년 5월 27일 쓰시마 해협에서 전몰하였다.

  • 포베다 (Победа): 1899년 2월 기공, 1900년 5월 진수, 1902년 취역. 함명은 러시아어로 '승리'를 의미한다. 러일 전쟁 당시 여순 함대에 배속되어 활동하였으며, 1904년 11월 24일 여순항에서 일본군 포격으로 대파 침몰하였다. 이후 일본군에 의해 인양되어 수리 후 1908년 일본 제국 해군에 전함 '스오(周防)'로 편입되었다. 1922년까지 운용된 후 1946년에 해체되었다.

평가

페레스베트급은 장갑순양함에 가까운 설계 철학과 원양 작전 능력을 지녔으나, 러일 전쟁이라는 실제 전장에서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한 채 대부분 침몰하거나 포로로 잡히는 운명을 맞았다. 이후 인양된 함정들은 일본 제국 해군에서 운용되거나 제1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각기 다른 종말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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