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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벌 로웰

퍼시벌 로런스 로웰(Percival Lawrence Lowell, 1855년 3월 13일 ~ 1916년 11월 12일)은 미국의 사업가, 작가,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다. 그는 일본과 조선을 여행하며 여러 기행서를 저술해 당시 미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극동 지역의 두 나라를 자국민에게 소개했으며, 이후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에 로웰 천문대를 설립하고 화성 관측과 태양계 외곽 행성 탐구에 몰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로웰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유서 깊은 명문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형 애보트 로런스 로웰은 하버드 대학교 총장을 지냈고, 누이 에이미 로웰은 이미지즘 시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기록된다. 로웰은 1876년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초기에는 사업가로 활동했다.

1880년대에 로웰은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 과정에서 조선의 미국 수호통상사절단인 보빙사 일행을 만나 참찬관 자격으로 이들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그는 고종의 초청으로 조선을 방문하여 약 3개월간 한양에 머물며 조선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을 기록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1885년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Chosö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을 발간했으며, 이 책에는 고종의 어진을 포함한 당시 조선의 사진 25매가 수록되어 있다. 로웰은 당시 사진기를 소지하고 공식적으로 서울에 입성한 최초의 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방문 이후에는 갑신정변의 내역을 정리한 〈조선의 쿠데타〉(A Korean Coup d'Etat) 보고서를 작성해 1886년 《애틀랜틱 먼슬리》에 발표했다.

1894년 로웰은 이탈리아 천문학자 지오반니 스키아파렐리가 스케치한 '화성의 수로'에 관심을 갖고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에 고도 2천 미터 이상의 고지에 로웰 천문대를 설립했다. 그는 이후 약 15년간 화성을 집중적으로 관측하며 화성 표면에 인공 수로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화성》(1895), 《화성과 수로》(1906), 《생명체가 있는 곳 화성》(1908)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그의 화성 운하 주장은 훗날 관측 기술의 발달과 함께 착시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과학적으로 지지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만년에 로웰은 해왕성 바깥에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 X'의 탐색에 집중했다. 그는 1916년 11월 12일에 사망했으며, 그가 시작한 행성 X 탐색 프로젝트는 이후에도 계속되어 1930년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명왕성 발견으로 결실을 맺었다. 명왕성의 천문 기호는 로웰의 이름 두문자 P와 L을 합성한 형태로 정해졌다. 다만 이후 정밀 측정 결과에 따르면, 로웰이 행성 X의 존재를 추론하는 데 사용한 천왕성과 해왕성의 궤도 편차 계산은 당시 두 행성의 질량 정보가 부정확했기 때문으로 판명되었으며, 명왕성의 질량은 가스 행성들의 궤도에 관측 가능한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 않다.

로웰이 수행한 화성 운하 이론과 행성 X 계산은 이후 과학적으로 반증되었으나, 로웰 천문대는 현재까지 운영되며 천문학 연구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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