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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 (고구려)

패자(沛者)는 고구려 전기의 대관(大官)으로, 중국 정사(正史)인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에 기록된 고구려의 관등 체계 중 하나이다.

《삼국지》에 따르면 고구려는 10관등을 두었는데, 패자는 상가(相加)·대로(對盧)에 이은 제3위의 관등이었다. 그러나 대로를 둘 때는 패자를 두지 않고, 패자를 둘 때는 대로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대로와 패자는 사실상 동일한 위상과 직능을 가졌던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위계상 대로보다 약간 낮은 급으로 보기도 한다.

대로와 패자는 모두 국정을 총리하던 최고위직이었으나, 그 성격에는 차이가 있었다. 대로는 과거 부족장적(部族長的) 전통의 성격을 지닌 데 비하여, 패자는 행정적·관료적 성격을 보다 많이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대로가 임명될 때에는 고구려 사회에 부족장적 전통이 강했던 반면, 패자가 임명될 때에는 왕권이 더욱 강화된 시기였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주서(周書)》 이후의 기록에서는 대로와 패자에 대한 언급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며, 최고 수상직으로는 대대로(大對盧)만이 등장한다. 이는 고구려가 중앙집권적 귀족국가로 전환되면서 관등체계도 왕을 중심으로 한 일원적(一元的)인 체계로 개편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참고 문헌으로는 《삼국지》, 《삼국사기(三國史記)》, 《주서》 등이 있으며, 김철준의 연구를 비롯한 학계의 논의를 통해 패자의 성격과 역사적 의미가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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