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노니아(라틴어: Pannonia)는 로마 제국의 속주 가운데 하나로, 고대 로마가 다뉴브강 일대에 설치한 행정 구역이다. 다뉴브강을 북쪽과 동쪽의 경계로 삼았으며, 서쪽으로는 노리쿰 및 이탈리아 북부, 남쪽으로는 달마티아 및 상부 모이시아와 접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헝가리 서부, 슬로바키아 서부, 오스트리아 동부, 크로아티아 북부, 세르비아 북서부, 슬로베니아 북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북부에 걸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명칭의 유래
"판노니아"라는 명칭은 로마 정복 이전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일리리아계 부족인 판노니족(Pannonii)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노니아 지역의 초기 주민은 대체로 일리리아인이었으며, 서부 지역에는 켈트족도 함께 거주하였다.
로마 정복 이전의 상황
로마가 진출하기 전 판노니아 지역에는 켈트족, 다키아족, 게르만족 등 여러 집단이 거주하거나 영향을 미쳤다. 기원전 2세기경 스코르디스키족이 이 지역에 정착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기도 하였다. 로마와의 첫 접촉은 기원전 2세기경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로마의 정복과 속주 설치
기원전 35년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처음으로 이 지역에 군대를 보내 진출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14년 로마 제국이 시르미움을 정복하면서 이 지역의 정복이 사실상 완료되었다. 이후 기원후 6년 판노니아의 여러 부족들이 달마티아인들과 함께 로마 제국에 대규모 반란(벨룸 바토니아눔)을 일으켰으나, 티베리우스와 게르마니쿠스에 의해 약 3년에 걸쳐 진압되었다. 반란 진압 이후 티베리우스는 판노니아를 별도의 속주로 삼고 군단을 주둔시켰다. 판노니아 속주의 설치 시점은 대체로 기원후 8년 또는 9년경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일리리쿰이 달마티아와 판노니아로 분할된 시점과 일치한다.
속주의 분할과 이후 역사
기원후 102년에서 107년 사이에 트라야누스 황제는 판노니아 속주를 동서로 분할하여 '판노니아 수페리오르'(상부 판노니아)와 '판노니아 인페리오르'(하부 판노니아)로 나누었다. 판노니아 수페리오르의 수도는 카르눈툼이었으며, 판노니아 인페리오르에는 아퀸쿰 등이 주요 도시로 있었다. 그 밖에도 카르눈툼, 시르미움, 사바리아, 포에토비오, 빈도보나 등이 속주의 주요 중심지로 꼽힌다.
3세기에 이르러 이 지역 출신의 로마 황제가 여럿 배출되었으며, 판노니아는 전통적으로 로마 군단에 많은 병력을 제공하는 속주로 기능하였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치하에서는 판노니아 프리마, 판노니아 발레리아, 판노니아 사비아, 판노니아 세쿤다의 네 속주로 재분할되었다.
로마 통치의 종식
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판노니아는 야만족의 침입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395년경 로마군이 이 지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하였으며, 433년 서로마 제국은 훈족에게 판노니아 지역을 공식적으로 넘겨주었다. 이후 이 지역에는 훈족, 동고트족, 아바르족, 슬라브족 등 여러 민족이 차례로 거주하거나 지배하면서 판노니아라는 명칭은 더 이상 로마의 행정 구역으로서 기능하지 않게 되었다.
유산
판노니아라는 고대 명칭은 오늘날까지 '판노니아 평원'(Pannonian Plain)이라는 지리적 명칭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헝가리 등 중앙유럽 지역의 역사 연구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