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Fire)는 1996년에 제작된 인도·캐나다 합작 드라마 영화로, 디파 메타(Deepa Mehta)가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샤바나 아즈미(Shabana Azmi)와 난디타 다스(Nandita Das)가 주연을 맡았으며, 인도-캐나다 합작 작품이다. 이 영화는 메타 감독의 '원소 3부작'(Elements Trilogy)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이후 《어스》(Earth, 1998)와 《워터》(Water, 2005)로 이어진다.
제작 배경
영화는 이스마트 츄그타이(Ismat Chughtai)의 1942년 소설 《리하프》(Lihaaf, "이불")를 느슨하게 바탕으로 하였다. 제작 당시 이 영화는 인도 주류 영화에서 동성애 관계를 명시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 중 하나로, 특히 레즈비언 관계를 다룬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원래 힌디어로 촬영될 예정이었으나, 촬영 시작 직전 대사가 영어로 변경되었다고 샤바나 아즈미가 2025년 인터뷰에서 밝혔다.
줄거리
시타는 정략결혼을 통해 가족 공동체(조인트 패밀리)에 들어오지만, 남편 자틴은 그녀에게 무관심하고 다른 여성과 계속 교제한다. 시타와 함께 시집살이를 하는 라다는 남편 아쇼크가 종교 지도자 스와미지의 가르침에 따라 모든 욕망을 억누르며 살기 때문에 13년 동안 부부 관계를 맺지 못하는 처지다. 무관심과 억압 속에서 외로움에 시달리던 두 여성은 서로에게 위안을 찾으며 연인이 된다. 이들의 관계가 발각되자 남편 아쇼크가 라다와 대면하지만, 라다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다. 결국 라다와 시타는 가족을 떠나 서로를 찾아가며 영화는 끝난다.
출연진
- 샤바나 아즈미 — 라다 역
- 난디타 다스 — 시타 역
- 카리슈마 잘라니(Karishma Jhalani) — 어린 라다 역
개봉 및 논란
이 영화는 1996년 9월 6일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에서 처음 상영되었고, 인도에서는 1998년 11월 5일에 개봉되었다. 인도 중앙영화인증위원회(CBFC)는 이 영화를 무삭제 성인 등급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1998년 12월, 인도 뭄바이와 델리의 극장에서 시브 세나(Shiv Sena) 등 힌두 우익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영화 상영을 방해하고 극장 시설을 파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영화가 "인도 전통과 문화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란은 인도에서 동성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광범위한 공론화를 촉발했다. 이후 '캠페인 포 레즈비언 라이츠'(CALERI) 등 레즈비언·성소수자 인권 단체가 결성되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영화는 1999년 2월 재개봉되었다.
음악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A. R. 라만(A. R. Rahman)이 작곡하고 연주했다. 다만 "Ramayan"과 "Allah Hu"는 다른 작품이다.
평가 및 의미
이 영화는 인도 주류 영화에서 레즈비언 관계를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다룬 작품으로서 영화사적 의의가 크다. 다만 감독 디파 메타 자신은 이 영화를 "레즈비언 영화"로만 규정하는 것에 대해 "레즈비언 관계는 영화의 한 측면일 뿐"이라고 언급하며, 오히려 "삶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관한 영화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부 페미니스트 평론가들은 영화의 여성 묘사가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제작비는 약 80만 달러였으며, 북미에서는 50만 달러가 조금 넘는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