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트르마(튀르키예어: Pastırma, 아랍어: بسطرمة, 그리스어: παστουρμάς, 아르메니아어: բաստուրմա)는 튀르키예(터키)를 비롯한 발칸 반도, 중동, 지중해 지역의 여러 요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적인 건조 숙성 육가공품이다. 일반적으로 쇠고기 또는 물소고기를 사용하며, 강한 향신료 코팅과 공기 건조 방식이 특징이다.
어원 및 역사
파스트르마의 어원은 튀르크어 동사 bas- ("누르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스만 튀르크어에서 "눌린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전통적으로 고기를 소금에 절인 후 무거운 돌로 눌러 수분을 제거하는 제조 공정과 관련이 있다. 튀르키예 학자 비론 킬리치(Biron Kiliç)에 따르면 이 용어는 튀르크어 명사 bastırma에서 파생되었다.
역사적으로 11세기 카슈가르의 마흐무드(Mahmud of Kashgar)가 저술한 《튀르크어 사전(Diwān Lughāt al-Turk)》과 17세기 오스만 여행가 에블리야 첼레비(Evliya Çelebi)의 《여행기(Seyahatname)》에도 파스트르마가 언급되어 있다. 중앙아시아의 튀르크 유목민들이 기마 이동 중 안장 아래에 고기를 넣어 압착하고 건조시킨 것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한편 《옥스퍼드 식음료 백과사전(Oxford Encyclopedia of Food and Drink)》에 따르면, 오스만 제국은 비잔틴 제국의 염장 쇠고기 요리인 *파스톤(paston, παστόν)*을 차용하여 파스트르마라고 불렀으며, 《옥스퍼드 음식 동반자(Oxford Companion to Food)》는 비잔틴의 건조 육류 요리가 현대 튀르키예 파스트르마의 선구자였다고 서술한다. 아르메니아 요리에서도 고대부터 *아부크(aboukh, ապուխτ)*라는 이름의 소금에 절여 건조한 고기가 존재했으며, 이는 5세기 아르메니아어 성경 번역본에도 등장한다.
제조 과정
파스트르마는 다음 과정을 거쳐 제조된다. 먼저 고기를 소금에 절인 후 물로 씻고 10~15일간 건조한다. 이후 고기에서 피와 소금기를 짜낸 뒤, *체멘(çemen)*이라고 불리는 향신료 페이스트를 발라 다시 공기 중에서 완전히 건조시킨다. 체멘은 주로 호로파(fenugreek), 마늘, 파프리카, 크민(커민) 등을 혼합하여 만든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할 경우 전체 공정에 약 40일이 소요된다.
요리에서의 용도
튀르키예 요리에서 파스트르마는 아침 식사로 계란과 함께 먹거나, 오믈렛, 메네멘(menemen, 튀르키예식 색슈카)에 활용된다. 또한 후무스, 피데(pide), 햄버거, 토스트 샌드위치의 토핑으로 사용되며, 뵈레크(börek)의 소로도 쓰인다. 쿠루 파술예(kuru fasulye, 흰강낭콩 스튜), 양배추, 시금치 등 전통 야채 요리에 첨가되기도 한다.
지역별 명칭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튀르키예에서는 pastırma, 아르메니아에서는 basturma 또는 aboukht, 그리스에서는 pastourmas, 불가리아에서는 pastarma, 루마니아에서는 pastrama, 아랍권에서는 basterma 또는 bastirma로 알려져 있다. 영어권의 pastrami는 이 파스트르마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디시어를 거쳐 전해졌다.
생산 및 유명 산지
튀르키예는 연간 약 2,041톤의 파스트르마를 생산한다. 카이세리(Kayseri) 지역의 파스트르마가 특히 유명하며, 1893년 영국 외무부 보고서에서도 카이세리의 바스투르마(basturma)가 특별히 유명하다고 기록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