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셴-바크 효과(Paschen-Back effect)는 원자 물리학에서 제이만 효과(Zeeman effect)의 고자기장 극한(high-field limit)을 나타내는 물리적 현상이다. 1912년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파셴(Friedrich Paschen)과 1913년 에른스트 바크(Ernst Back)에 의해 각각 발견되었으며, 이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제이만 효과는 외부 자기장에 의해 원자나 분자의 방출 스펙트럼선이 여러 개의 선으로 갈라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외부 자기장이 약할 때는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 L-S 결합)이 유지되면서 비정상 제이만 효과(anomalous Zeeman effect)가 나타난다. 그러나 외부 자기장이 매우 강해지면, 제만 분리 에너지가 미세 구조(스핀-궤도) 상호작용 에너지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이 영역에서는 궤도 각운동량(L)과 스핀 각운동량(S) 사이의 결합이 깨지며, L과 S가 외부 자기장을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세차 운동(precession)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스펙트럼 패턴이 단순화되어, 비정상 제이만 효과가 다시 정상 제이만 효과(normal Zeeman effect)와 유사한 삼중항(triplet) 분할 패턴으로 되돌아간다. 이것이 파셴-바크 효과이다.
파셴-바크 영역에서 '좋은' 양자수는 더 이상 총 각운동량 J와 그 투영 m_J가 아니라, 자기장 축 방향으로의 궤도 각운동량 투영 m_L과 스핀 각운동량 투영 m_S이다. 이때 에너지 변화는 ΔE = (m_L + g_s·m_S)μ_B·B로 주어지며, 여기서 g_s ≈ 2, μ_B는 보어 마그네톤, B는 외부 자기장 세기이다.
자기장의 '강함'과 '약함'은 상대적이며, 해당 원자의 미세 구조分裂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3T(테슬라)의 자기장은 나트륨(Na)의 589.6nm와 589.0nm 이중선에 대해서는 약한 자기장으로 작용하여 파셴-바크 효과를 일으키지 않지만, 리튬(Li)의 670.785nm와 670.800nm 이중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강한 자기장으로 작용하여 파셴-바크 효과가 관측된다.
파셴-바크 효과는 주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고자기장 실험실 연구, 중성자별이나 백색왜성과 같이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천체의 분광학, 고밀도 플라즈마 진단, 그리고 극한 물리 조건에서의 양자 전기역학(QED) 검증 등에 응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