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카스텔(Faber-Castell)은 독일 바이에른주 슈타인(Stein)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필기구 및 미술용품 기업이다. 정식 명칭은 파버카스텔 주식회사(Faber-Castell AG)이며, 연필, 색연필, 지우개, 만년필, 볼펜 등 다양한 필기류를 생산한다.
창립과 역사
파버카스텔은 1761년 독일 슈타인에서 가구 제조업자였던 카스파르 파버(Kaspar Faber, 1730~1784)가 연필 제조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립되었다. 이후 파버 가문 8대에 걸쳐 가족 경영이 이어져 왔으며, 현재까지도 파버카스텔 가문이 소유하고 있다. 회사명은 창업자의 성 '파버(Faber)'와 귀족 가문의 성 '카스텔(Castell)'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이름으로, 1898년 로타르 폰 파버의 손녀인 오틸리에 폰 파버가 알렉산더 추 카스텔-뤼덴하우젠 백작과 결혼하면서 가문과 기업의 명칭에 양측의 성이 함께 사용되기 시작했다.
발전 과정
4대 경영자였던 로타르 폰 파버(Lothar von Faber, 1817~1896)는 1839년 회사를 인수한 뒤 생산 시설을 현대화하고 품질에 주력하여 기업을 글로벌 규모로 성장시켰다. 그는 세계 최초로 필기구 브랜드화를 이루었으며, 1849년 뉴욕 지사를 시작으로 런던, 파리, 빈,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 지사를 설립했다. 또한 시베리아의 흑연 광산 권리를 확보하여 우수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았다. 로타르는 육각형 연필의 개발, 연필 길이 18cm 표준화, 흑연 심의 경도 체계(B·H 등급) 확립 등 현대 연필의 표준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타르 사후에는 사위였던 알렉산더 백작이 경영을 이어받았으며, 1905년 카스텔 9000 연필 라인을 출시하여 회사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2차 세계대전, 대공황 등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회사는 존속했고, 전후에는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브라질, 페루, 아르헨티나 등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했다.
현황
1978년부터 안톤 볼프강 파버카스텔 백작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 현재 파버카스텔 그룹은 전 세계 10개국에 공장을 두고 120여 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약 6,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약 20억 자루의 목재 연필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필 제조사로 평가된다.
주요 제품군
파버카스텔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흑연 연필 카스텔 9000, 미술용 유성 색연필 폴리크로모스(Polychromos), 수채 색연필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삼각 그립의 그립 2001(Grip 2001), 피그먼트 잉크 펜 Pitt 아티스트 펜 등이 있다. 또한 고급 만년필과 필기구로 구성된 그라프 폰 파버카스텔(Graf von Faber-Castell) 라인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징
파버카스텔은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경영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브라질에 약 1만 헥타르 규모의 자체 소나무 숲을 조성하여 목재를 조달하고 있다. 또한 2000년에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부합하는 국제 사회 헌장을 체결했다. 회사 로고에는 두 명의 기사가 창처럼 생긴 연필을 들고 대결하는 문양이 사용되는데, 이는 연필의 견고함과 품질에 대한 신념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 파울 클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 유명 예술가들이 파버카스텔 제품을 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