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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팅 열차

개요

틸팅 열차(Tilting train)는 곡선 구간을 주행할 때 차체를 안쪽으로 기울여 원심력을 상쇄함으로써,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도 곡선 선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철도 차량이다. '틸팅(tilting)'은 '기울이다'라는 뜻의 영어 'tilt'에서 유래하였다.

원리

철도 차량이 곡선을 주행하면 원심력에 의해 바깥쪽으로 밀려나는 힘이 발생한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궤도 자체를 곡선 안쪽으로 기울이는 캔트(cant)를 적용한다. 그러나 캔트를 너무 높이면 저속 운행이나 정차 시 차량이 안쪽으로 전도될 위험이 있고 승차감도 나빠지므로 한계가 있다.

틸팅 열차는 이 부족한 캔트량을 차체를 기울여 보충하는 방식이다. 다만, 차체를 기우는 것은 실제 차량에 가해지는 원심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승객이 느끼는 횡가속도를 줄여 승차감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선로 자체의 통과 속도나 탈선 방지는 주로 대차(臺車) 부분의 개선을 통해 이루어진다.

분류

제어 방식

  1. 자연 틸팅식(수동식): 차체의 회전축과 무게중심점을 어긋나게 배치하여 곡선에서 자연적으로 기울어지도록 하는 방식. 구조가 간단하고 고장 우려가 적으나, 승차감이 나쁘다는 단점이 있어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2. 강제 틸팅식(능동식): 컴퓨터가 선로 조건에 따라 최적의 기울임 각도를 산출하고 액추에이터(actuator)를 통해 차체를 강제로 기울이는 방식. 승차감이 우수하지만 제어 계통이 복잡하다. 현재 틸팅 열차의 주류를 이룬다.

틸팅 메커니즘

  1. 공기 스프링식: 대차 좌우의 공기 스프링 내압을 조절해 차체를 기우는 방식. 특별한 틸팅 장치가 필요 없어 저비용이지만, 최대 틸팅각이 약 2도로 작다. 일본 신칸센 N700계 등에 사용된다.

  2. 링크식: 대차 접속부에 링크 구조와 액추에이터를 설치하여 차체를 기우는 방식. 이탈리아의 펜돌리노(Pendolino) 계열과 한국의 TTX가 채택했다. 최대 8~10도의 큰 틸팅각을 구현할 수 있다.

  3. 베어링식: 차체와 대차 사이에 베어링과 구동면을 두어 슬라이딩하게 만든 방식. 일본의 재래선 틸팅 차량 다수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주요 사례

대한민국

  • 한국형 틸팅열차(TTX, 한빛 200): 2000년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주도로 개발된 시험 차량. 설계 최고 속도 200km/h, 최대 틸팅각 8도, 링크식 강제 틸팅 방식을 채택했다. 차체는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제작되어 경량화를 달성했다. 2007년 시운전에 성공했으나, 정부의 선로 직선화 정책과 대체 고속열차의 등장으로 상용화되지 못하고 오송차량기지에 보관 중이다.

일본

일본은 산악 지형이 많아 틸팅 열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197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틸팅 열차인 381계 전동차를 시작으로, 재래선과 신칸센 모두에서 다양한 틸팅 차량을 운용 중이다. JR 홋카이도는 2011년 탈선 사고 이후 틸팅 기능을 중단했다.

유럽

  • 펜돌리노(Pendolino): 이탈리아 피아트(현 알스톰)가 개발한 대표적인 틸팅 고속 열차. 최고 속도 250km/h, 최대 틸팅각 10도. 영국, 핀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등 여러 국가에 수출되었다.
  • 탈고(TALGO): 스페인의 틸팅 열차로, 공기 스프링 방식을 사용한다.
  • X 2000: 스웨덴의 틸팅 열차.

북미

  • 아셀라(Acela): 미국 암트랙의 틸팅 고속 열차.
  • UAC 터보트레인: 세계 최초의 상업 운전용 틸팅 열차.

장점과 한계

장점: 새로운 고속선로를 건설하지 않고도 기존 선로에서 20~35%의 속도 향상을 얻을 수 있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산악 지형이 많은 국가에 특히 유용하다.

한계: 틸팅 메커니즘으로 인해 차량 가격이 비싸고 유지보수가 까다롭다. 또한 승객이 시각과 평형감각의 불일치로 멀미를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선로 자체의 개량(직선화)이 이루어지면 틸팅 기술의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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