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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합

트립합(trip hop)은 1990년대 중반 영국 브리스틀(Bristol)에서 발생한 전자 음악의 한 장르이다. 장르 명칭은 'Tripped'와 'Hiphop'의 합성어로, '약에 취한, 몽환적인 힙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용어는 1994년 6월호 영국 음악 잡지 MixMag에서 기자 앤디 팸버튼(Andy Pemberton)이 DJ Shadow, Dust Brothers, 그리고 모웩스(Mo'Wax)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낸 힙합의 한 변형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하였으며, 이후 영국의 대중음악 잡지 Select지를 필두로 다수의 평론가와 레이블이 이 명칭을 사용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트립합은 힙합과 하우스 음악에서 파생된 다운템포(downtempo) 스타일로, 느리고 무거운 드럼 비트에 테크노나 덥(dub)과 같은 요소를 실험적으로 혼합한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몽환적이고 우울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띠며, 가사가 있는 경우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소외, 좌절, 절망 등 부정적인 측면을 조명하는 경우가 많다.

트립합은 크게 두 가지 주요 흐름으로 나뉜다. 첫째는 발상지인 브리스틀에서 발전한 브리스틀 사운드(Bristol sound)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1991년 데뷔 앨범 'Blue Lines'를 시초로 본다. 매시브 어택이 첫 앨범 이후 공백기를 거치는 동안 포티스헤드(Portishead)와 트리키(Tricky)가 출현하여 그 명맥을 이어갔으며, 주로 날카로운 느낌의 여성 보컬이 강조되는 특징이 있다. 둘째는 런던의 DJ 제임스 라벨(James Labelle)이 1992년 설립한 모웩스(Mo'Wax) 레이블을 중심으로 형성된 모웩스 사운드(Mo'Wax sound)로, 브리스톨 사운드와 달리 대부분이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적인 경향을 띠며 보다 실험적인 성격을 지닌다. 두 흐름 간의 교류는 거의 없었으며, 해당 아티스트들 중 상당수는 자신들의 음악이 트립합이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브리스틀 사운드 아티스트로는 매시브 어택, 포티스헤드, 트리키가 꼽히며, 모웩스 사운드 아티스트로는 DJ Shadow, U.N.K.L.E., DJ Krush, Amon Tobin, RJD2 등이 있다. 그 외에도 Bonobo, Moloko, Flying Lotus, Thievery Corporation, Björk, Gorillaz 등이 트립합 범주에 포함되거나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로 언급된다.

대한민국에서는 조PD의 1집과 2집 앨범이 트립합 사운드를 차용한 초기 메이저 앨범으로 평가되며, 2004년 DJ Son의 앨범 'The Abstruse Theory'가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트립합 앨범으로 언급된다. 또한 박정현의 '바람에 지는 꽃', 레드벨벳의 'Automatic' 등 대중음악 전반에서도 트립합의 영향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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