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토판케이지(Tryptophan cage, Trp-cage)는 단백질 접힘 연구를 위해 인공적으로 설계된 20개 아미노산 길이의 초소형 단백질(미니단백질, miniprotein)이다. 2002년 미국 워싱턴대학교의 Jonathan W. Neidigh, R. Matthew Fesinmeyer, Niels H. Andersen 연구진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으며, Nature Structural Biology에 발표되었다. 이 펩타이드는 생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39개 아미노산 길이의 펩타이드인 엑센딘-4(exendin-4)의 서열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트립토판케이지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작은 크기의 단백질 중 하나로, 수용액 상태에서 안정적인 3차 구조(접힘 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의 핵심 특징은 트립토판(Trp) 잔기의 인돌(indole) 고리가 프롤린(Proline) 잔기들(Pro12, Pro18, Pro19)과 티로신(Tyr3), 류신(Leu7) 등에 의해 둘러싸여 소수성 코어(hydrophobic core)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 때문에 '트립토판 케이지(새장)'라는 명칭이 붙었다.
구조적으로 트립토판케이지는 N-말단의 알파-나선(α-helix, 잔기 2~8), 짧은 310-나선(310-helix, 잔기 12~14), 그리고 C-말단의 폴리프롤린 II 나선(polyproline II helix, 잔기 17~19)으로 구성된다. 접힘 구조는 Asp9과 Arg16 사이의 이온 결합(염다리, salt bridge)과 Ser14의 수소 결합에 의해 추가로 안정화된다.
초기 설계된 서열(TC5b: NLYIQWLKDGGPSSGRPPPS)의 녹는점(Tm)은 약 42°C였으나, 이후 돌연변이 연구를 통해 최대 64°C까지 안정성이 향상된 변이체가 보고되었다. 트립토판케이지는 매우 빠른 속도(마이크로초 이하)로 접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과 실험적 연구를 통해 단백질 접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 시스템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단백질 데이터 뱅크(PDB)에는 여러 트립토판케이지 구조(1L2Y, 2JOF, 2LL5, 3UC8 등)가 등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