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싱 페이퍼(tracing paper)는 빛이 통과할 수 있도록 낮은 불투명도를 가지도록 제조된 반투명 종이이다. 영어 'tracing paper'에서 유래한 외래어로, '묘사용지' 또는 '습자지'로도 불린다.
역사 트레이싱 페이퍼의 기원은 적어도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예술가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80년대에는 대량 생산이 시작되어 건축가, 설계 엔지니어, 예술가들에 의해 널리 사용되었다. 이후 디아조 복사 방식(diazo copy process)을 통해 도면을 정밀하게 복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제조 원리 종이는 기본적으로 셀룰로스 섬유로 이루어져 있으며, 섬유 사이의 미세한 틈에 포함된 공기가 빛을 굴절시켜 불투명하게 보이게 한다. 트레이싱 페이퍼는 이러한 섬유 사이의 공기를 제거하거나, 셀룰로스와 굴절률이 유사한 물질로 틈을 메워 투명성을 확보한다. 제조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 고밀도화(기계적 정련): 셀룰로스 섬유를 기계적으로 미세하게 분쇄하고 젤라틴화하여 섬유 사이의 공기를 거의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으로 생산된 트레이싱 페이퍼는 42g/m²에서 280g/m² 이상의 다양한 평량(평방미터당 무게) 범위에서 균일한 반투명성을 가진다.
- 화학 변성(황산 처리): 품질이 좋은 일반 종이를 황산에 수 초간 담가 셀룰로스의 일부를 아밀로이드 형태로 변환시킨 후 세척 및 건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는 원래 종이보다 인장 강도가 훨씬 강하며, 기름과 그리스에 강하고 물과 가스에 대한 투과성이 낮다.
- 함침: 셀룰로스와 굴절률이 비슷한 유지나 수지를 종이에 침투시켜 섬유 사이의 틈을 메우는 방식이다. 과거 미국에서 주로 사용되었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으로 인해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특성 및 규격 천연 트레이싱 페이퍼의 일반적인 특성으로는 매끄러운 표면, 노화 방지, 중성 pH(산성 무함유), 재활용 가능성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60g/m² 이상의 평량으로 제조되며, ISO 표준에 따라 물질(평량), 밀도, 습도, 거칠기, 반투명도, 인장 강도, 표면 pH 등의 수치가 규격화되어 있다. 트레이싱 페이퍼는 최대 30%까지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여 제조할 수 있으며, HS 코드는 4806.30이다.
용도 트레이싱 페이퍼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 미술 및 디자인: 원본 이미지 위에 종이를 올려 윤곽선을 따라 그리는 트레이싱 작업에 사용된다. 연필, 잉크, 인도 잉크, 흑연 등을 사용한 드로잉에 적합하다.
- 건축 및 엔지니어링: 과거에는 설계도 제도용지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디아조 복사나 청사진 방식으로 도면을 복제하는 데 쓰였다.
- 인쇄: 활판 인쇄, 평판 인쇄(오프셋), 실크 스크린 인쇄는 물론 레이저 프린터 및 잉크젯 프린터에도 사용된다. 생산 과정의 사이징 처리에 따라 레이저 프린터용 또는 잉크젯/오프셋 인쇄용으로 구분된다.
- 사진 및 영화 조명: 조명의 디퓨전 필터로 사용하여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키는 미적 효과를 내는 데 사용된다.
- 기타: 봉투, 명함, 초대장, 포스터, 앨범 커버, 종이접기 등 다양한 최종 제품 제작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