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팔가르 해전(Battle of Trafalgar)은 나폴레옹 전쟁(1803~1815) 중 제3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의 일환으로, 1805년 10월 21일 스페인 남서해안 트라팔가르 곶(Cabo Trafalgar) 서쪽 대서양 해역에서 벌어진 해전이다. 영국 해군과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 간의 전투로, 범선 시대 최대 규모의 해전 중 하나로 평가된다.
영국 측은 허레이쇼 넬슨(Horatio Nelson) 중장이 지휘하는 전열함 27척, 프리깃 4척 및 소형 함정 2척으로 구성되었다. 기함은 104문의 함포를 탑재한 1급 전열함 HMS 빅토리(Victory)였다.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는 피에르 빌뇌브(Pierre de Villeneuve) 중장이 지휘하는 전열함 33척(프랑스 18척, 스페인 15척) 및 프리깃 5척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기함은 80문의 뷔생토르(Bucentaure)였다. 수적으로는 연합 함대가 우세했으나, 영국 해군은 선원의 숙련도와 사기, 포격 속도에서 크게 앞섰다.
넬슨은 기존의 평행 전열 전술을 탈피하여 함대를 두 개의 종대로 편성, 적의 전열을 수직으로 돌파하는 '넬슨 터치'라 불리는 전술을 사용했다. 이 전술로 연합 함대의 대형을 분단하여 각개격파하는 데 성공했다. 전투 결과 영국 함대는 단 한 척의 전함도 잃지 않았으며, 전사 458명, 부상 1,208명의 피해를 입었다. 반면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는 1척 격침, 21척 나포, 전사 약 4,400명, 부상 약 2,500명, 포로 약 7,000~8,000명의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빌뇌브 제독은 생포되었으며, 이후 석방되었다가 1806년 4월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투 중 넬슨 제독은 프랑스 전열함 르두터블(Redoutable)의 저격수에게 피격되어 치명상을 입었고, 전투 종료 직후 "신이여 감사합니다. 나는 임무를 완수했습니다(Thank God I have done my duty)"라는 유언을 남기고 전사했다. 넬슨 사후 커스버트 콜링우드(Cuthbert Collingwood) 중장이 지휘를 이어받았다.
트라팔가르 해전의 승리로 영국은 해상 제해권을 확고히 하였고, 나폴레옹의 영국 본토 침공 계획은 사실상 좌절되었다. 이후 나폴레옹은 대륙 봉쇄령(1806)을 통해 경제적으로 영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 해전은 이후 약 100년 이상 지속된 영국의 해상 패권을 확립한 결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과 그 중앙의 넬슨 기념탑(Nelson's Column)은 이 승리를 기념하여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