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스타마라가(스페인어: Casa de Trastámara)는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이베리아반도와 시칠리아, 나폴리 일대를 지배한 왕가이다. 이 가문은 카스티야 왕국에서 시작하여 이후 아라곤 연합왕국, 나바라, 나폴리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였다.
가문의 시조는 카스티야 왕국의 엔리케 2세이다. 그는 알폰소 11세의 서자로, 즉위 전에 트라스타마라 백작(Conde de Trastámara)의 작위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 작위에서 가문의 이름이 유래하였다. 엔리케 2세는 이복형제인 페드로 1세와의 왕위 분쟁에서 승리하여 1369년 카스티야의 왕위에 올랐다. 트라스타마라가는 부르고뉴 가문의 방계(서자 계열)로 분류되며, 이브레아 가문의 분가로도 설명된다.
엔리케 2세의 후손 가운데 엔리케 3세의 동생인 페르난도는 아라곤 왕국의 마르틴 1세에게 후계자가 없었던 관계로 1412년 카스페 협정을 통해 아라곤과 시칠리아의 왕위를 계승하였다. 페르난도의 아들 알폰소 5세는 나폴리를 정복하여 지배하였으며, 그의 사후 나폴리 왕국은 서자 페르디난도 1세가, 아라곤과 시칠리아의 왕위는 동생 후안 2세가 계승하였다. 후안 2세는 나바라 왕국의 여왕 블랑슈 1세와 결혼하여 나바라의 왕위도 겸하게 되었다.
이 가문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는 가톨릭 군주로 불리는 카스티야의 여왕 이사벨 1세와 아라곤의 왕 페르난도 2세를 꼽을 수 있다. 두 사람의 결혼을 통해 카스티야와 아라곤의 왕위가 한 가문 아래로 통합되었고, 1492년 이베리아반도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이슬람 왕국인 그라나다가 함락되면서 레콩키스타가 완료되었다. 이는 이후 스페인 왕국 형성의 기반이 되었다.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2세의 외손자인 카를 5세는 카스티야와 아라곤의 영토와 해외 식민지를 물려받았으며, 동시에 조부인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토도 상속받았다. 트라스타마라 가문의 남성 후계자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면서, 이 가문은 합스부르크 왕가에 흡수되었고 스페인의 왕위는 카를 5세의 아들 펠리페 2세에게 이어졌다. 트라스타마라가의 마지막 통치자는 후아나 1세로, 1555년을 가문의 몰락 시점으로 본다.
트라스타마라가의 통치 시기는 중세 후기에서 근세 초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였으며, 왕권과 귀족 세력 간의 갈등, 북아프리카로부터의 외부 위협, 그리고 신대륙 발견과 같은 역사적 사건들이 함께 전개된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