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아랍어는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국가인 튀니지에서 사용되는 아랍어의 한 변종(방언)으로, 셈어파 아프리카아시아어족에 속한다. 튀니지 현지에서는 '투운시(Tūnsi)' 또는 '더르자(Derja)'로 불리며, 이 용어는 튀니지의 공용어인 현대 표준 아랍어(푸스하)와 구분되는 일상 구어를 가리킨다. 화자 수는 약 1,200만 명 내외로 추산되며(Ethnologue 기준 약 1,200만 명, 일부 자료에는 1,100만 명~1,250만 명으로 제시됨), 튀니지 내 아랍어 사용 인구의 모어이자, 튀니지에 거주하는 베르베르계 소수 집단의 제2언어로도 사용된다.
분류상 튀니지 아랍어는 모로코 아랍어, 알제리 아랍어와 함께 마그레브 아랍어 계열에 속한다. 마그레브 아랍어는 중동 지역의 표준 아랍어 사용자들과 대체로 상호 이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튀니지 아랍어 역시 동부 알제리 아랍어 및 서부 리비아 아랍어와 가장 유사하다. 튀니지 아랍어는 서로 완전히 상호 이해 가능한 여섯 개의 주요 하위 방언(튀니스, 사헬, 스팍스, 북서부, 남서부, 남동부 방언)으로 나뉜다.
역사적으로 튀니지 아랍어의 형성 과정에는 베르베르어, 라틴어(아프리카 로망스어), 그리고 후대의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튀르키예어 등 여러 언어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7세기 아랍 정복 이후 도입된 고전 아랍어가 현지 언어들과 접촉하면서 지역적 변종이 발생했고, 11세기 바누 힐랄 부족의 이주를 통해 힐랄리아 계통의 특징이 더해졌다. 19~20세기 프랑스 보호령 시기에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어휘와 구조가 다수 유입되었다.
어휘 면에서 튀니지 아랍어는 아랍어 어근을 기본으로 하되, 베르베르어 차용어가 전체 어휘의 약 8~9%를 차지한다는 추산이 있으며, 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튀르키예어 유래 어휘도 상당수 존재한다. 음운적으로는 표준 아랍어의 치간 마찰음(θ, ð, ðˤ)을 비교적 보존한 점, 도시 방언에서 [q]와 [g]의 발음 차이가 나타나는 점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문법적으로는 표준 아랍어와 달리 진행상(진행형)을 나타내는 별도의 구조(예: 'qāʿid' + 분사)를 발달시켰고, 부정문은 'mā … -š' 구조를 사용한다.
튀니지 아랍어는 튀니지 사회에서 고급 언어(High variety)인 표준 아랍어와 대비되는 저급 언어(Low variety)로서 전형적인 디글로시아 상황을 이루며, 주로 구어 영역에 사용된다. 다만 2011년 튀니지 혁명 이후에는 문학, 음악, 영화, 대중매체, 인터넷상의 문자 소통 등에서 그 사용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튀니지 아랍어는 몰타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몰타어는 튀니지 및 시칠리아 아랍어에서 기원한 별개의 언어로 간주된다. 몰타어와 튀니지 아랍어 사이의 음성적 상호 이해도는 약 30~40% 수준으로 보고된다.
표기 체계로는 주로 아랍 문자를 사용하되, /g/, /v/, /p/ 소리를 표기하기 위한 추가 문자(ڨ, ڥ, پ)가 쓰인다. 라틴 문자에 기반한 다양한 음성 표기법도 존재하며(독일 동양학회 표기법, 프랑스식 실용 표기법 등), 인터넷상에서는 아랍어 차팅 알파벳(Arabizi)이 널리 사용된다. 튀니지 아랍어의 공식 표기 규범은 아직 완전히 표준화되어 있지 않으며, 튀니지 내 공식적 지위나 표준화 시도는 2011년 이후 활발해졌으나 국가 공용어 지위를 얻지는 못했다.
참고 문헌: 위키백과(영문, 한국어), Ethnologue 언어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