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리몬스트룸(학명: Tullimonstrum gregarium)은 약 3억 1천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펜실베니아세)에 서식했던 멸종 해양 동물이다. 일반적으로 툴리 몬스터(Tully's Monster)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58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 프랜시스 툴리(Francis Tully)가 최초로 발견하였으며, 1966년 고생물학자 유진 스탠리 리처드슨 주니어(Eugene Stanley Richardson Jr.)에 의해 정식으로 학계에 보고되었다. 1989년에는 일리노이주의 공식 주(州) 화석으로 지정되었다.
툴리몬스트룸의 화석은 미국 일리노이주 그룬디 카운티의 마존 크릭(Mazon Creek) 화석층에서만 발견된다. 이 지역은 석탄기 당시 열대 천해의 진흙 하구 환경이었으며, 연체 동물의 화석이 비정상적으로 풍부하게 보존된 에식스 생물군(Essex biota)의 일부이다.
형태적 특징
툴리몬스트룸은 몸길이가 약 8cm에서 최대 35cm에 이르는 연체성 좌우대칭동물이다. 몸통은 궐련담배 모양으로 길쭉하며, 몸 뒤쪽에는 삼각형 모양의 꼬리지느러미가 한 쌍 있다. 가장 독특한 특징은 몸 앞쪽으로 길게 뻗은 주둥이로, 그 끝에는 가위 모양의 턱이 있으며 각 턱에는 최대 8개의 작고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다. 또한 한 쌍의 긴 육경(肉莖, eye stalk)이 몸통 양옆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그 끝에는 카메라 눈으로 추정되는 둥근 시각 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화석 분석 결과 이 눈 구조에는 멜라노좀(멜라닌 색소)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툴리몬스트룸은 뼈, 키틴, 탄산칼슘 등 단단한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내부에는 아가미, 신경삭, 또는 미발달한 척수로 보이는 구조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분류 논쟁
툴리몬스트룸의 정확한 분류학적 위치는 발견 이후 60년 이상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연체동물, 절지동물, 코노돈트, 피낭동물, 척추동물 등 다양한 해석이 제시되었다. 2016년에는 두 편의 논문이 네이처(Nature)에 동시 게재되어 툴리몬스트룸이 척추동물, 특히 칠성장어류와 먹장어류를 포함하는 원구류(cyclostome)에 속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눈의 색소 구조와 신경삭의 형태가 현생 칠성장어류와 유사하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후 후속 연구들에서 이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와 반박하는 결과가 모두 나오면서, 현재까지도 툴리몬스트룸의 분류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생태
화석 증거에 기반하여 툴리몬스트룸은 진흙투성이 해저 바닥에서 작은 생물이나 부식물을 사냥하는 육식성 유영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화석층에서는 벨로텔손속(Belotelson)의 갑각류, 에섹셀라속(Essexella)의 자포동물, 반드링가속(Bandringa)의 연골어류 등이 함께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