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은 국제정치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기존의 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강대국과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 강대국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긴장과 충돌 가능성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이 개념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Thucydides, 기원전 460년경~기원전 400년경)가 저술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History of the Peloponnesian War)에서 유래하였다.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431년부터 기원전 404년까지 27년간 지속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에 대해, "아테네의 부상과 그로 인해 스파르타가 느낀 두려움이 전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고 서술하였다. 즉, 기존의 육상 강국 스파르타와 해상 세력을 확장하던 아테네 간의 세력 균형 변화가 전쟁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개념을 현대 국제정치학의 분석틀로 발전시킨 인물은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의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 교수이다. 앨리슨은 2012년 저서와 논문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를 공식화하였고, 2017년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이 개념을 본격적으로 체계화하였다. 그는 지난 500년간의 국제 관계 역사에서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이 대치한 16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그중 12개 사례가 실제 전쟁으로 이어졌으며 4개 사례는 전쟁을 회피했다고 제시하였다.
주요 사례로는 16세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갈등, 19세기 후반 영국과 독일의 경쟁, 20세기 초 일본과 러시아의 전쟁, 20세기 중반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 전쟁 등이 포함된다. 앨리슨은 21세기 들어 부상하는 중국과 기존 패권국 미국의 관계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적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하였으며, 이로 인해 이 개념은 미중 관계를 분석하는 국제 정치 담론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
다만, 투키디데스 본인은 그의 저서에서 '함정(trap)'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한 적이 없으며, 이는 현대 학자들이 그의 역사 분석을 바탕으로 창안한 개념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부 학자들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너무 결정론적인 역사관을 반영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대에 들어 이 개념은 미중 갈등뿐 아니라 신냉전 구도, 기술 패권 경쟁, 반도체 공급망 분쟁 등 다양한 국제적 현안을 설명하는 맥락에서 자주 참조되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직접 이 용어를 언급한 사실로 인해 더욱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