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거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언어단위.
개설
단어는 문법 단위 중 가장 일반화된 기본단위이면서도 그 완벽한 정의가 아직까지 확립되어 있지 않다. 과거에는 "단일한 의미를 가지는 음의 결합체"라는 의미 중심의 정의가 통용되었으나, '야생화'와 '들에 피는 꽃'의 비교에서 드러나듯 의미만으로 단어를 정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여러 복합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단어를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어의 판별 기준
1. 최소의 자립형식 (Minimal Free Form)
단어는 일차적으로 "최소의 자립형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는 의미를 유지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서 자립적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 '야생화'는 최소의 자립형식이므로 단어이다.
- '들에 피는 꽃'은 의미적으로 완결된 자립적 단위이지만, 더 작은 자립형식인 '들', '피는', '꽃'으로 쪼갤 수 있으므로 단어가 아니다.
- '먹는다'에서 '먹-'과 '-는다'는 각각 자립형식이 아니므로 단어가 아니며, 이들이 결합된 '먹는다'가 자립성을 갖는 하나의 단어가 된다.
국어에서 명사와 부사는 하나의 자립형태소로서 단어를 이룰 수 있지만, 동사나 형용사는 반드시 어간과 어미가 결합되어야 단어가 된다. 그러나 '눈물', '벼락공부', '손목' 등은 '눈'과 '물' 등 더 작은 자립형식으로 분리될 수 있어, 최소의 자립형식이라는 정의만으로는 모든 단어를 포괄할 수 없다.
2. 휴지(休止, Pause)와 분리성(分離性, Isolability)
단어 정의의 불충분함을 보완하는 기준이 휴지와 분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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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 단어 내부에는 휴지를 둘 수 없으나, 단어 앞과 뒤에는 휴지를 둘 수 있다. 단어 내부에는 폐쇄연접(close juncture)이, 단어와 단어 사이에는 개방연접(open juncture)이 온다.
- '먹는다'의 전후에는 휴지를 둘 수 있지만, '먹-'과 '-는-' 사이, '-는-'과 '-다' 사이에는 휴지를 둘 수 없다.
- '작은아버지'는 '작은'과 '아버지' 사이에 휴지가 없으므로 하나의 단어이다. 휴지를 두면 '작은 # 아버지'가 되어 구(句)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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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성: 단어 내부에 다른 단어를 끼워 넣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 '나는'에서 '나'와 '는' 사이에 '만'을 끼워 넣어 '나만은'이 될 수 있으므로, '나'와 '는'은 각각 단어로 본다.
3. 의존명사와 조사의 문제
의존명사('것', '바', '줄', '수' 등)는 최소 자립형식으로 보기 어렵고 분리성 기준도 정확히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그가 가는 줄 알았다'의 '줄'은 다른 성분의 수식을 받지 않으면 문장에 나타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단어와 동일한 통사적 위치를 차지하고, 선행 성분과의 사이에 어느 정도 휴지가 인정되므로 준자립형식(準自立形式)으로 보아 단어로 인정할 수 있다.
조사('가', '를' 등)도 최소 자립형식이 아니며 앞의 명사와 쉽게 분리되거나 휴지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학교만이', '학교만을'에서처럼 특수조사 '만'이 체언과 격조사 사이에 끼어들 수 있는 부분적 분리성이 있고, 때로 생략도 가능하다. 또한 명사는 조사를 떼어내도 자립성이 있으므로 조사는 어미보다 단어에 가까운 성질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단어와 형태소의 관계
단어는 형태소보다 더 작은 단위는 아니다. '별', '허리', '어느', '벌써'처럼 형태소 하나가 단독으로 단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단어는 '춥다', '웃는다', '덮개', '손목', '눈물', '작은아버지'처럼 여러 형태소가 모여 이루어진다. 단어이면서 형태소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단어는 없다.
단어의 분류
조어 방식에 따른 분류
| 유형 | 설명 | 예시 |
|---|---|---|
| 단일어(單一語) | 하나의 형태소로 구성 | '별', '허리', '어느', '벌써' |
| 복합어(複合語) | 두 개 이상의 형태소로 구성 | |
| ├ 합성어(合成語) | 실질 형태소들의 결합 | '손목', '눈물', '작은아버지' |
| └ 파생어(派生語) | 어기에 파생 접사 결합 | '잠보', '덮개', '맏형', '새빨갛다' |
굴절 형태에 따른 분류
- 가변어(可變語): 동사, 형용사 등 형태가 변하는 단어
- 불변어(不變語): 명사, 부사 등 형태가 변하지 않는 단어
어원에 따른 분류
- 고유어: 본래 한국어에 있던 말
- 외래어: 다른 언어에서 들어온 말
- 혼종어: 고유어와 외래어가 섞인 말
의미 관계에 따른 분류
- 단의어(單義語): 하나의 의미만 가진 단어
- 다의어(多義語): 여러 의미를 가진 단어
-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 소리는 같지만 뜻이 다른 단어
-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 소리는 다르지만 뜻이 같은 단어 (유의어)
- 반의어(反義語): 뜻이 반대되는 단어
- 상위어(上位語): 더 포괄적인 개념의 단어
- 하위어(下位語): 더 구체적인 개념의 단어
의의와 평가
단어는 형태소보다 더 큰 단위이면서도 더 기본적인 언어 단위이다. 인간이 언어를 습득할 때 처음에는 '맘마', '쉬' 등 한 단어씩 말하다가 '밥 줘', '눈 와'처럼 두 단어를 이어 말하는 '한 단어 단계(one-word stage)'에서 '두 단어 단계(two-word stage)'로 발전한다. 새 개념이 생겨 새 말을 만들거나 외래어를 받아들일 때도 단어 단위로 이루어지며, 국어사전이 곧 단어집이라는 사실에서 단어의 기본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최전승·최재희·윤평현·배주채, 『새롭게 펴낸 국어학 입문서: 국어학의 이해』, 태학사, 2008
- 강범모, 『언어: 풀어쓴 언어학 개론』, 한국문화사, 2006
- 최재희, 『한국어 문법론』, 태학사, 2004
- 남기심·고영근, 『표준국어문법론』, 탑출판사, 1985
- 이익섭·채완, 『국어문법론강의』, 학연사, 1999
- Bloomfield, L., Language, New York, 1933
- Lyons, J., Introduction to Theoretical Linguistics, Cambridge Univ. Press, 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