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카를 레오나르트 켐머리히(독일어: Thomas Karl Leonard Kemmerich, 1965년 2월 20일~)는 독일의 정치인이다. 그는 2020년 2월 5일부터 3월 4일까지 튀링겐주(Thüringen)의 총리(Ministerpräsident)를 역임했으며, 재임 기간이 약 28일로 독일 현대사에서 가장 짧게 재임한 주 총리로 기록되었다.
생애 및 초기 경력
켐머리히는 1965년 2월 20일 서독의 아헨(Aachen)에서 태어났다. 가톨릭 신자이며, 6명의 자녀를 둔 기혼자이다. 그는 본 대학교(University of Bonn)에서 법학을 전공하여 1989년에 학업을 마쳤다. 1990년 1월, 동독의 평화적 혁명 직후 튀링겐주에 위치한 에르푸르트(Erfurt)로 이주하여 미용 체인점의 경영자로 일하였다.
정치 경력
켐머리히는 독일 자유민주당(FDP) 소속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튀링겐주 의회(Landtag) 의원을 지냈고, 2015년에는 튀링겐주 자유민주당 대표가 되었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독일 연방의회(Bundestag) 의원을 역임했다.
2019년 튀링겐주 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이 45표 차이로 5% 봉쇄 조항을 통과하면서 켐머리히는 주 의회에 복귀하여 5명으로 구성된 자유민주당 원내교섭단체의 대표를 맡았다. 2024년 튀링겐주 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은 전 의석을 잃었으며, 켐머리히는 연방 자유민주당에 정부 연정 이탈을 촉구하였다.
2020년 튀링겐주 정부 위기와 총리직
2020년 2월 5일, 켐머리히는 튀링겐주 의회에서 열린 제3차 투표에서 총리로 선출되었다. 당시 기존의 총리였던 좌파당(Die Linke) 소속 보도 라멜로(Bodo Ramelow)는 첫 두 차례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으며, 켐머리히는 자신의 자유민주당 외에도 중도우파 기독민주연합(CDU)과 우익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 독일의 주요 정당들은 AfD와의 어떠한 협력도 거부하는 관례를 지켜 왔기 때문에, AfD의 지지를 받는 켐머리히의 당선은 국내외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선 다음 날인 2월 6일, 켐머리히는 자신의 입지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주 의회 해산과 재선거 실시를 위한 발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튀링겐주 AfD와 CDU가 해산안 지지를 거부하면서 주 의회 해산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2월 8일, 그는 총리직을 사임했으나, 후임자 선출 때까지 주 헌법에 따라 직무대행으로 잔임하였다. 켐머리히는 각료를 임명하지 않아 '일인 정부'로 불렸으며, 각 부처는 라멜로 정부 시절에 임명된 국무차관들에 의해 운영되었다.
그는 2월 14일 연방상원(Bundesrat)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튀링겐주는 1990년 독일 연방 가입 이후 처음으로 연방상원에서 대표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2020년 3월 4일, 보도 라멜로가 재선되면서 켐머리히는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활동
켐머리히는 독일 현대사에서 라인홀트 마이어(Reinhold Maier) 이후 두 번째로 자유민주당 출신 주 총리가 된 인물이다. 2025년 9월, 그는 약 20년간의 당원 생활을 마치고 자유민주당을 탈당했으며, 이후 프라우케 페트리(Frauke Petry)가 설립한 정치 단체 '팀 프라이하이트'(Team Freiheit)의 운영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