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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라

정의

템페라(Tempera)는 안료에 수성 용매와 결합제(고착제)를 섞어 만든 그림물감, 또는 그 물감으로 그린 그림을 가리키는 미술 용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아교나 달걀노른자로 안료를 녹여 만든 불투명한 그림물감. 또는 그것으로 그린 그림"으로 정의하고 있다.

어원

'템페라'라는 명칭은 라틴어 동사 'temperare'(적절히 섞다, 원하는 농도로 만들다)에서 유래하였다. 이탈리아어 'tempera'를 거쳐 영어와 한국어에 정착하였다. 원래는 안료와 고착제를 혼합하는 행위 자체를 가리켰으나, 이후 혼합물(고착제) 자체, 나아가 그 기법과 작품을 지칭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구성과 특징

템페라의 대표적인 결합제는 달걀노른자를 물에 희석시킨 자연 유액(에멀션)이다. 이 외에도 아교, 아라비아 고무, 벌꿀, 무화과 즙, 수지, 린시드유(아마인유), 밀랍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었으며, 기름의 비율이 높은 것은 '유성 템페라'로 구분되기도 한다.

템페라 물감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건조 속도가 빠르다.
  • 건조 후에는 물에 대한 저항력이 생겨 덧칠이 가능하다.
  • 건조되면 색조가 더 밝아지며, 유화보다 맑고 생생한 색을 낸다.
  • 내구성이 뛰어나 갈라지거나 떨어지는 일이 적고, 온도나 습도 변화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다.
  • 다만 건조가 빠르므로 색면의 평도(平塗)와 번지기 기법에는 부적합하여 선묘적(線描的)인 성격을 띤다.

역사

템페라 기법은 고대 이집트의 미라 관과 파피루스 그림,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에서는 12~13세기경 본격적으로 등장하여, 15세기 유화(油畫)가 보편화되기 이전까지 중세 및 르네상스 초기 패널화(板繪)의 핵심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프레스코화(벽화)가 석고가 마르기 전에 빠르게 그려야 하고 수정이 어려웠던 반면, 템페라는 덧칠과 수정이 가능하여 많은 화가들이 선호하였다.

중세 유럽에서 템페라는 성화(聖畵) 제작에 특히 적합한 기법으로 평가받았다. 두치오(Duccio),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등 수많은 화가들이 템페라 기법을 사용하여 작품을 남겼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역시 템페라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세기 이후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형제에 의해 유화 기법이 발전하면서 유화가 서양 회화의 주류로 자리 잡았고, 템페라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19세기 무대 배경화에 응용되었고, 20세기 이후에는 개성적 표현을 추구하는 현대 미술에서 독자적인 기법으로 재인식되어 일부 화가들에 의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적 쓰임

오늘날 템페라는 전통적인 달걀 템페라 외에도 합성수지 등 새로운 용제를 사용한 물감도 템페라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 또한 어린이용 미술 재료로서 무독성 수성 템페라 물감이 널리 판매되고 있으며, 유아 미술놀이에서도 흔히 사용된다. 디지털 페인팅 소프트웨어에서도 템페라의 질감을 모사한 브러시가 제공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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