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레시아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테베 출신의 맹인 예언자이다. 그리스어 원어는 Τειρεσίας(Teiresias)이며, 티레시아스(Tiresias)라고도 표기된다. 그는 고대 그리스 비극 작품들, 특히 테베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에 빈번하게 등장하여 주요 인물들에게 신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계보와 배경
테이레시아스는 양치기 에베레스와 님프 카리클로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생애에 관한 설화는 크게 세 가지 줄거리로 전승된다. 첫째는 성(性)전환과 관련된 이야기, 둘째는 아테나 여신 때문에 눈이 멀었다는 이야기, 셋째는 신들의 비밀을 누설한 벌로 눈이 멀었다는 이야기인데, 세 번째 이야기의 상세한 줄거리는 현대까지 충실히 보존되지 못했다.
성전환 신화
그리스 신화에서 테이레시아스는 펠로폰네소스의 킬레네 산에서 교미 중이던 한 쌍의 뱀을 지팡이로 쳐서 갈라놓았다. 이에 분노한 헤라 여신이 그를 여자로 변신시켰다. 여자가 된 테이레시아스는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았으며, 딸 만토 역시 어머니처럼 예언력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7년 후, 테이레시아스는 다시 교미하는 뱀들을 만났고, 이번에는 뱀을 그대로 두었다는 설과 짓밟았다는 설이 있으나,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그는 남성으로 복귀하였다.
눈을 잃게 된 경위
테이레시아스가 맹인이 된 이유는 전승에 따라 여러 가지로 전해진다. 아테나의 나체를 우연히 보았다는 이유로 눈이 멀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페레키데스의 설), 이 경우 아테나가 대신 새들의 노래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고 한다. 또 다른 유명한 전승(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수록)에 따르면, 제우스와 헤라가 남녀 중 누가 성적 쾌락을 더 느끼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였고, 남녀를 모두 경험해 본 테이레시아스가 증인으로 불려나와 "쾌감을 합친 것을 10으로 본다면 남자가 느끼는 것은 그중 1에 불과하다"고 답하였다. 이에 분노한 헤라가 그를 눈멀게 했고, 제우스는 저주를 거둘 수 없어 대신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과 보통 인간의 7배 길이의 수명을 부여했다는 이야기이다.
작품 속에서의 역할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 테이레시아스는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에게 전임 왕 라이우스를 죽인 범인이 오이디푸스 본인임을 고한다. 《안티고네》에서는 폴리니케스의 시체 매장을 금지한 크레온 왕에게 신들이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경고를 전달한다. 에우리피데스의 《박코스 여신도들》에서는 테베의 왕 펜테우스에게 디오니소스 신앙을 받아들이라고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오디세이아》에서는 사후에도 예언력을 유지하여, 지하 세계를 방문한 오디세우스에게 귀환의 길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죽음과 사후
테이레시아스는 보이오티아의 틸푸사 샘의 썩은 물을 마시고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영혼은 지하 세계의 아스포델 들판에 머물렀으며, 그곳에서 오디세우스와 만나 조언을 하였다. 다소 후대의 문헌인 단테의 《신곡》에서는 천기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지옥에 배치되기도 하였다.
테이레시아스는 눈이 멀었음에도 오히려 세상의 본질과 신의 뜻을 꿰뚫어 보는 인물로 그려지며, 그리스 비극에서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자이자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로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