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tenor)는 성악에서 남성의 가장 높은 음역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탈리아어 '테노레(tenore)'를 거쳐 영어 'tenor'로 정착하였으며, 그 어원은 라틴어 '테네레(tenere, '붙잡다' 또는 '지속하다'라는 뜻)'에서 유래한다. 중세 다성부 음악에서 테너 성부가 기본 선율(canto fermo)을 붙잡고 지속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었다.
테너의 음역은 일반적으로 1옥타브 도(C3)에서 3옥타브 도(C5)까지이며, 합창에서는 2옥타브 라(A4) 정도까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가성이 아닌 진성으로 노래할 때 가장 높은 음역을 내는 남성 성악가 또는 그 음역대의 목소리를 의미한다. 오페라에서는 소프라노와 함께 주역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남성 성부 중 가장 두드러지는 역할을 담당한다.
테너는 음색과 목소리의 무게감, 배역의 성향에 따라 여러 하위 분류로 나뉜다.
- 레제로 테너(tenore leggiero): 가볍고 날렵한 음색으로 고음 처리 능력과 기교가 뛰어나다. 희극적인 역할에 자주 기용된다.
- 리릭 테너(tenore lirico): 따뜻하고 우아하며 서정적인 음색을 지닌다. 가장 보편적인 테너 유형으로,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 스핀토 테너(tenore spinto): 리릭 테너의 밝음과 드라마틱 테너의 무게감 사이에 위치한다. '밀어붙이다'라는 뜻처럼 강하고 극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 드라마틱 테너(tenore drammatico): 가장 무겁고 강렬한 음색으로,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을 뚫을 수 있는 성량이 요구된다. 영웅적이고 격정적인 배역을 맡는다.
- 헬덴테너(Heldentenor): 독일어로 '영웅 테너'를 뜻하며, 바그너 오페라의 주인공 배역을 전문으로 부른다. 드라마틱 테너와 유사하나 바리톤에 가까운 무거운 음색이 특징이다.
- 슈필테너(Spieltenor) / 테노레 부포(tenore buffo): 코믹한 역할이나 감초 역할을 맡는 테너다. 독특한 음색과 연기력을 요구한다.
악기에서도 테너라는 용어가 사용되는데, 같은 계열의 악기 중 바리톤과 알토 사이의 음역을 내는 악기를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테너 색소폰, 테너 트롬본, 테너 리코더 등이 있다.
한편, 영어 'tenor'는 음악 용어 외에도 '일반적인 의미', '취지', '경향'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이는 라틴어 'tenere'의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의미에서 파생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