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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세포 백혈병

털세포 백혈병(hairy cell leukemia, HCL)은 비정상적인 B세포가 축적되는 희귀 혈액암으로, 전체 백혈병의 약 2%를 차지한다.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악성 B세포 표면에 미세한 털 모양의 돌기가 관찰되어 이러한 명칭이 붙었다.

역사

털세포 백혈병은 1920년대 문헌에서 조직구성 백혈병(histiocytic leukemia), 악성 망상구증(malignant reticulosis), 림프성 골수섬유증(lymphoid myelofibrosis) 등으로 기술되었으며, 이후 백혈병 망상내피증(leukemic reticuloendotheliosis)으로 불렸다. 1958년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 의과대학의 베르타 부롱클(Bertha Bouroncle)과 동료들이 이 질환에 대한 지식을 크게 진전시켰으며, "털세포 백혈병"이라는 명칭은 1966년 처음 도입되었다.

역학

털세포 백혈병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일생 동안 10,000명당 1명 미만이 발병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4~5배 더 흔하며, 주로 50~60세 이상의 백인 남성에게서 진단된다. 아프리카계나 아시아계보다 유럽계에서 발병률이 높다. 유전성으로 추정되지는 않으나, 가족 발병 사례가 간혹 보고된 바 있다.

원인

털세포 백혈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담배 연기, 전리 방사선, 산업용 화학물질 노출은 발병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연구에서는 BRAF V600E 체세포 돌연변이가 95% 이상의 환자에서 발견된다고 보고되었으며, 이는 진단 및 표적 치료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농업 및 원예업 종사와의 상관관계를 시사하는 일부 연구가 있으나,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증상

털세포가 골수에 축적되어 정상적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생성을 방해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 백혈구감소증으로 인한 감염
  • 빈혈로 인한 피로감
  • 혈소판감소증으로 인한 출혈 경향
  • 비장비대(환자의 80~90%에서 관찰)

말초 림프절병증은 전체 환자의 5% 미만에서 나타나 비교적 드물다.

진단

진단은 일반 혈액 검사(CBC), 혈액도말 검사, 골수 생검을 통해 이루어진다. 혈액도말 검사에서 털세포는 전체 환자의 약 85%에서 발견된다. 확진을 위해 유세포 분석이 활용되며, 털세포는 CD19, CD20, CD22, CD11c, CD25, CD103, CD123, 안넥신 A1 등의 표지자에 양성을 보인다. TRAP(타르타르산 저항성 산성인산분해효소) 염색 및 BRAF V600E 돌연변이 검사도 진단에 활용된다. 변이형 털세포 백혈병(HCL-V)은 CD25를 발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HCL과 구별된다.

치료 및 예후

털세포 백혈병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 즉각적인 치료 없이 경과 관찰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퓨린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purine nucleoside analog)인 클라드리빈(cladribine)과 펜토스타틴(pentostatin)이 1차 치료제로 사용되며, 인터페론 알파도 활용된다. 표준 치료에 불응한 경우 BRAF 억제제가 사용될 수 있다.

털세포 백혈병은 현대적 치료법을 통해 예후가 매우 양호한 편으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장기간 관해가 유도되며 많은 환자가 정상에 가까운 기대 수명을 누린다. 다만 치료 후 수년이 지나 재발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추가 치료에 다시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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