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지(苔紙)
태지는 닥나무 등의 장섬유에 가는 털과 같은 이끼(수태, 水苔)를 섞어서 뜬 종이를 가리킨다. 아주 질기다는 특징이 있다. 한자 표기는 苔紙로, '이끼 태(苔)'와 '종이 지(紙)'의 결합이다. 동의어로는 측리지(側理紙), 척리지(陟釐紙)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명사로서, 조선시대 중종 이후에 널리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1541년(중종 36년) 병조판서 김안국(金安國)이 태지 5속(束)을 진상하며 제조법을 설명한 기록이 『중종실록』에 남아 있다. 김안국은 고서(古書)에서 물이끼로 종이를 만든다는 말을 보고 시험 삼아 만들어 보았으며, 어린 이끼에는 닥나무를 조금 더 넣고 센 이끼에는 닥나무를 적게 넣어 만든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중종은 조지서(造紙署)에 태지 견본을 만들도록 명하여 보편화되었다.
태지는 종이의 표면에 푸른색의 가는 이끼가 펼쳐져 문양의 역할을 하므로, 간찰지(簡札紙), 서화지(書畵紙), 시문지(詩文紙), 시전지(詩箋紙), 혼서지(婚書紙) 등 특수 용도로 사용되었다. 중국에서도 조선의 태지를 인정하였으며, 오늘날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2. 태지(신생아 피부 보호막, Vernix Caseosa)
의학 분야에서 태지는 신생아의 피부를 덮고 있는 흰색 또는 노란빛의 기름기 있는 보호막(vernix caseosa)을 뜻한다. 의학계에서는 베르닉스 카세오사(Vernix Caseosa)라는 라틴어 학명으로 불린다.
태지는 임신 제3삼분기(마지막 3개월)에 태아의 피지선과 표피에서 생성되기 시작하며, 출생 시 신생아의 피부 표면을 덮고 있다. 자궁 안에서 양수로부터 태아의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였고, 출생 후에도 피부 보습과 보호 기능, 체온 조절, 항균 작용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8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질과 단백질도 포함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의 의학 지침에서는 태지를 억지로 벗기거나 문질러 닦을 필요가 없으며 자연스럽게 흡수되도록 두는 것이 권장된다. 보통 출생 후 며칠 내에 자연히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