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기》(Runaway)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서 제작된 신상옥 감독의 1984년 영화이다. 최서해(본명 최학송)의 1925년 단편소설 「탈출기」를 원작으로 하였으며, 흑백이 아닌 컬러 극영화로 상영 시간은 105분이다.
개요
- 감독: 신상옥
- 각본: 김희봉(영문 위키백과 기준)
- 원작: 최서해의 단편소설 「탈출기」(1925)
- 출연: 최창수, 최은희, 김연실 등
- 음악: 김지훈(원곡), ABBA 곡의 커버 버전 사용
- 제작사: 신필름영화촬영소
- 개봉: 1984년(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 상영 시간: 105분
- 언어: 한국어
- 국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제작 배경
이 작품은 신상옥 감독이 1978년 아내 최은희와 함께 북한에 납치된 이후 북한에서 연출한 두 번째 영화로, 같은 해에 만든 《돌아오지 않는 밀사》에 이은 작품이다.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약 10년 만에 함께 작업한 영화이기도 하다. 중국 장춘영화촬영소의 협조를 받아 로케이션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줄거리
1920년대 일제강점기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서사는 주인공의 회고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인공(자료에 따라 ‘송렬’ 또는 ‘박’으로 표기됨)은 학업을 위해 서울에 체류하던 중 아버지의 병보를 듣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부유한 친척이 준 땅을 일구며 가족이 생계를 이어가지만, 수확 직전에 그 친척이 땅과 작물을 일본인에게 팔아넘기고, 항의하던 아버지는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가족은 만주의 간도(지안도)로 이주하지만, 그곳에서도 일본인과 중국인 지주에 의한 착취와 궁핍이 이어진다. 어머니가 물려 사망하는 등 가족은 잇달아 비극을 겪고, 주인공은 지역 약국과 다투다 약국을 부수고 방화하여 체포된다. 호송 열차를 타고 가던 그는 김일성과 게릴라의 습격으로 풀려나 항일 투쟁에 합류하고, 자신이 수감되던 철로와 일본군 수송 열차를 폭파하는 작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제작 및 특징
영화의 클라이맥스에는 실제 열차를 폭약으로 폭파하고 탈선시키는 장면이 등장한다. 신상옥은 미니어처나 특수 효과로 이 장면을 촬영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김정일에게 농담 삼아 실제 열차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요청이 즉시 받아들여져 실제 폭약을 적재한 열차로 단 한 번에 촬영을 성공시켰다고 전해진다. 신상옥은 이 장면을 자신의 경력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평가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는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인용문으로 시작하며, 작품 중 파리와 도쿄의 영상이 삽입된다. 슬로 모션 정지 화면 등의 기법이 사용되고, 종반의 폭파 장면이 정지된 채 엔딩 크레디트가 시작된다. 사운드트랙에는 ABBA 곡의 커버 버전이 수록되었는데, 이 음악은 당시 북한 청소년들이 비합법적 모임에서 향유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평가와 수용
신상옥 본인은 이 작품을 자신이 북한에서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였으며, 1984년 프라하의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김일성도 작품의 극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하였다고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북한 영화의 ‘주체적 사회주의 리얼리즘’ 규범에 부합하면서도, 신상옥이 1960년대 남한에서 연출했던 멜로드라마의 특성이 남아 있어 ‘영화적 쾌락과 정치적 교화 사이의 긴장’이 나타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레오니드 페트로프 등 일부 연구자는 이 작품을 신상옥의 최고작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200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상옥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 열릴 당시 이 영화와 《소금》의 상영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검찰이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공개 상영을 하루 전에 금지하여 비공개 상영으로 대체되었다.
참고 사항 및 정보의 불일치
- 원작 소설의 발표 연도에 대하여 한국 측 자료 다수는 1925년(《조선문단》 3월호)으로 기술하나, 일부 영문 자료는 1924년으로 기재하기도 한다.
- 주인공의 이름은 영문 위키백과에서 ‘송렬(Song Ryul)’로,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와 부산국제영화제 소개문에서는 ‘박’으로 표기되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 주연 배우의 이름은 KMDb에서 ‘최창수’로,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최상수’로 표기되어 있다.
- 최서해의 생몰 연도 역시 1901~1931년과 1901~1932년으로 자료마다 차이가 있다.
이상의 내용은 한국어 및 영문 위키백과,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한국영상자료원(시네마테크KOF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등의 공개 자료를 종합한 것이다. 출연진 이름 표기 등 세부 사항은 자료 간 차이가 있어 확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