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시슴(프랑스어: Tachisme)은 194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프랑스에서 대중화된 추상회화 양식이다. '타시슴'이라는 용어는 프랑스어 '타슈(tache)', 즉 '얼룩' 또는 '자국'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하였다.
이 용어의 사용 역사는 19세기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89년 비평가 펠릭스 페네옹(Félix Fénéon)이 기교적인 인상주의 화가들을 가리켜 '타시스트'라고 표현한 것이 최초의 용례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09년에는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가 야수주의 계열의 작가들을 지칭하는 데 이 말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 용어가 야수주의의 표현주의적 요소를 막연히 가리키는 의미로 쓰였다.
1950년대 초반에 이르러 이 용어는 당시 성행하던 추상표현주의적 경향의 회화를 조소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으로 다시 쓰이기 시작하였다. 기하학적 화면 구성을 거부하고 그리는 행위의 자발성과 분방한 운필을 중시한 추상표현주의 작품의 화면이 마치 그림물감을 떨어뜨린 얼룩처럼 보인다는 점을 비꼰 데서 비롯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53년 《오늘날의 미술(Art d'aujourd'hui)》지 10월호에서였으며, 여기서 비평가 피에르 게겡(Pierre Guéguen)이 샤를 에스티엔(Charles Estienne)이 조직한 전시회에 대해 이 명칭을 사용하였다. 이후 에스티엔이 이를 정식 명칭으로 받아들이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타시슴 회화는 그림물감의 비말(飛沫), 점적(點滴), 번짐 등 우연적인 효과를 활용하여 의식적인 묘화를 넘어서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앵포르멜(informel) 경향과도 통하는 바가 있으며, 원래 프로타주(frottage)나 데칼코마니(decalcomania) 기법을 개척한 쉬르레알리슴의 현대 회화적 접근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타시슴 작가들은 동양의 서예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시슴이라는 용어는 주로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미국에서는 동일한 경향의 회화를 추상표현주의, 액션 페인팅, 드립 페인팅 등으로 지칭하였다.
대표적인 타시슴 작가로는 장 뒤뷔페(Jean Dubuffet, 1901~1985), 장 포트리에(Jean Fautrier, 1898~1964), 볼스(Wols, 1913~1951), 조르주 마티외(Georges Mathieu, 1921~2012), 장폴 리오펠(Jean-Paul Riopelle, 1923~2002), 앙리 미쇼(Henri Michaux, 1899~1984), 샘 프란시스(Sam Francis, 1923~1994), 루초 폰타나(Lucio Fontana, 1899~1968), 앙스 아르퉁(Hans Hartung, 1904~1989)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