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쿠이치몬지(菊一文字, Kiku-ichimonji)는 일본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 초기, 제82대 천황인 고토바 상황(後鳥羽上皇, 1180~1239)이 어소에서 제작하게 한 일련의 일본도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고토바 상황은 각지에서 유능한 도공(刀工)들을 소집하여 월번제(月番制)로 칼을 제작하게 하는 '고반카지(御番鍛冶)' 제도를 시행하였다. 이御番鍛冶에 선발된 도공들은 주로 비젠국(備前国, 현 오카야마현) 후쿠오카 일문자파(福岡一文字派) 출신이었다. 일문자파 도공들은 전통적으로 칼의 나카고(中心, 슴베)에 한 일(一) 자만을 새겨 넣었는데, 고토바 상황이 이들이 단조한 칼 중 자신이 직접 담금질(焼入れ)한 것에 천황가의 문장인 국화문(菊花紋)을 함께 새기게 한 데서 '키쿠이치몬지(菊+一文字)'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1208년, 고토바 상황에게 소집된 13명의 도공 명단은 다음과 같다.
- 1월: 노리무네(則宗) - 비젠 후쿠오카
- 2월: 사다쓰구(定次) - 비츄 코아오에
- 3월: 노부후사(延房) - 비젠 후쿠오카
- 4월: 구니야스(国安) - 야마시로 아와타구치
- 5월: 쓰네쓰구(恒次) - 비츄 코아오에
- 윤월: 히사쿠니(久国) - 야마시로 아와타구치
- 6월: 구니토모(国友) - 야마시로 아와타구치
- 7월: 무네요시(宗吉) - 비젠 후쿠오카
- 8월: 쓰구이에(次家) - 비츄 코아오에
- 9월: 스케무네(助宗) - 비젠 후쿠오카
- 10월: 유키쿠니(行国) - 비젠 후쿠오카
- 11월: 스케나리(助成) - 비젠 후쿠오카
- 12월: 스케노부(助延) - 비젠 후쿠오카
이 중 1월 담당이었던 노리무네(則宗)가 특히 유명하여, 일반적으로 '키쿠이치몬지 노리무네(菊一文字 則宗)'로 불리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키쿠이치몬지는 고토바 상황이 관여한 13명의 도공이 만든 칼 전체를 지칭하는 집합적 명칭이며, 노리무네가 만든 칼만을 특정하는 표현은 아니다. 다만 현재까지 국화문과 '一' 자가 함께 새겨진 칼이 실제로 가마쿠라 시대 작품으로 현존하지는 않으며, 현존하는 그러한 명문(銘文)의 칼은 에도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문화에서는 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郎)의 작품을 통해 신선조(新選組) 오키타 소지(沖田総司)가 키쿠이치몬지 노리무네를 애용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오키타 소지가 실제로 사용한 칼은 가가국(加賀国)의 키요미쓰(清光)가 만든 도검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키타 소지가 실제로 키쿠이치몬지를 사용했다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한편 교토 시내에는 '주식회사 키쿠이치몬지(株式会社菊一文字)'라는 상호의 업체가 존재한다. 이 회사는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도 단조가 금지되자 조리용·공예용 날 제조업으로 전환하여 창업하였으며, 현재까지 손톱깎이 등 각종 날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키쿠이치몬지'를 상호 및 상표로 등록하여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