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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루스의 무덤

키루스의 무덤은 아케메네스 제국의 창시자인 키루스 2세(재위 기원전 559~530년)의 묘소이다. 이란 파르스주에 위치한 파사르가다에(Pasargadae) 유적지 내에 있으며, 파사르가다에는 아케메네스 제국의 첫 번째 수도였다. 이 건축물은 기원전 6세기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위치 및 구조

키루스의 무덤은 파사르가다에의 궁전 단지에서 남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건축물은 황백색 석회암으로 축조되었으며, 전체 높이는 약 11.1m이다. 하부는 6단으로 이루어진 계단식 석조 기단부(플린스)로, 기단의 밑면은 약 13.35m × 12.30m 크기이다. 상부에는 박공지붕(gabled roof)을 가진 석실(세라, cella)이 위치해 있다. 석실의 내부 공간은 약 3.17m × 2.11m, 높이 2.11m이며, 북서쪽 면에는 폭 0.78m, 높이 1.39m의 좁은 출입구가 있다. 이 좁은 출입구는 고대 그리스 사료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수행원이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고 묘사된 특징과 일치한다.

고대 문헌 기록

키루스의 무덤에 대한 가장 상세한 기록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 원정에 동행했던 아리스토불로스(Aristobulus)의 상실된 기록을 바탕으로, 2세기경 아리아노스(Arrianos)가 저술한 《알렉산드로스 원정기》(Anabasis, 6.29)에 전한다. 이 기록에 따르면 무덤 내부에는 금제 관, 금으로 장식된 침상, 바빌로니아 직물, 메디아 의복, 보석 장식품 등이 안치되어 있었다. 또한 무덤 입구에는 "사람이여, 나는 캄비세스의 아들 키루스로, 페르시아 제국을 세우고 아시아의 왕이었노라. 그러니 이 기념비를 시기하지 말지어다"라는 내용의 페르시아 문자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고 전해지나, 현존하는 건축물에서는 해당 비문이 확인되지 않았다. 스트라본(Strabo, 기원전 1세기)과 플루타르코스(Plutarchos)도 유사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기원전 330년경 파사르가다에를 방문하여 키루스의 무덤을 참배하였으나, 무덤이 이미 도굴된 사실을 발견하고 격노하여 복원을 명령하였다고 전해진다.

건축 양식의 기원

키루스의 무덤의 건축적 기원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메소포타미아 또는 엘람의 지구라트(ziggurat) 양식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 우라르투(Urartu) 지역의 무덤 양식과의 유사성, 리디아(Lydia) 지역의 무덤(특히 알리아테스 왕의 무덤)과의 치수적 유사성, 그리고 이오니아(Ionia) 건축 전통의 영향 등이 제기되었다. 특히 기단부의 계단식 구조와 석실 외벽의 몰딩 처리에서 서부 아나톨리아(소아시아) 건축 전통의 영향이 두드러진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건축물은 모르타르 없이 정교하게 다듬어진 대형 석괴(ashlar)를 사용하여 축조되었으며, 철제 클램프(쇠쐐기)로 결합되었다.

역사적 변천

이슬람 정복 이후 이 무덤의 정체는 현지인들에게 잊혀졌으며, "술레이만의 어머니의 무덤"(Mashhad-e Madar-e Soleyman)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13세기경 살구리드 왕조 시기에는 이슬람 사원(모스크)으로 개조되어 사용되었으며, 이 시기에 석실 내부에 기도용 감실(미흐라브, mihrab)이 추가되었다. 19세기 초 영국 외교관 제임스 저스티니언 모리어(James Justinian Morier, 1812년)와 스코틀랜드 여행가 로버트 커 포터(Robert Ker Porter, 1821년)가 고대 그리스 문헌의 기록과의 비교를 통해 이 건축물을 키루스 대왕의 무덤으로 재확인하였다. 1928년 독일 고고학자 에른스트 헤르츠펠트(Ernst Herzfeld)가 본격적인 발굴 및 조사를 수행하였다.

현대의 보존 및 의의

키루스의 무덤은 1971년 이란 제국 건국 250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두고 처음으로 복원되었으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2차 복원 작업이 진행되었다. 2024년부터는 3차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건축물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면진(base-isolated) 구조물 중 하나로 평가되기도 한다. 매년 10월 29일(이란력 7 Aban)에는 비공식 기념일인 '키루스 대왕의 날'을 맞아 이란인들이 무덤 주변에 모여 기념 행사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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