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신(kinesin)은 진핵세포에서 발견되는 운동단백질(motor protein)의 한 종류이다. 1985년 오징어의 거대 축삭(giant axon)에서 세포질을 추출하여 미세소관을 따라 이동하는 단백질로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키네신은 아데노신삼인산(ATP)을 가수분해하여 얻은 에너지를 이용하여 미세소관(microtubule)을 따라 이동하는 ATPase 효소이다.
구조
전형적인 키네신-1(kinesin-1)은 두 개의 키네신 중쇄(KHC, Kinesin Heavy Chain)와 두 개의 키네신 경쇄(KLC, Kinesin Light Chain)로 구성된 이종사량체(heterotetramer)이다. 중쇄의 아미노 말단에는 구형의 머리 부분(모터 도메인)이 위치하며, 이 부분은 미세소관 결합 부위와 ATP 결합 부위를 각각 가지고 있다. 머리 부분은 짧고 유연한 넥 링커(neck linker)를 통해 긴 알파-나선형 코일드코일(coiled-coil) 구조의 줄기(stalk)로 이어지며, 줄기의 카르복시 말단에는 꼬리(tail) 도메인이 있어 경쇄와 결합하거나 운반체(cargo)와 직접 결합한다.
운동 방향
대부분의 키네신은 미세소관의 양성 말단(plus end, (+)말단)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는 대부분의 세포에서 세포 중심으로부터 세포 주변부 방향으로 물질을 운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수송을 순행성 수송(anterograde transport)이라고 한다. 반대 방향(음성 말단, minus end)으로 이동하는 운동단백질은 디네인(dynein)이다. 다만 일부 효모의 키네신-5 계열(Cin8 등)은 특정 조건에서 양방향 이동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동 메커니즘
키네신은 두 개의 머리 부분이 번갈아 가며 미세소관에 결합하고 떨어지는 'hand-over-hand' 방식으로 이동한다. 한 걸음당 약 8나노미터(nm)를 이동하며, 한 걸음에 ATP 한 분자를 가수분해한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뒤쪽 머리에서 무기인산(Pi)이 방출되어 미세소관에서 분리되고, 앞쪽 머리에 ATP가 결합하면 넥 링커의 구조 변화가 일어나 뒤쪽 머리가 앞으로 회전하여 다음 결합 부위로 이동한다. 이후 ATP가 가수분해되고, 뒤쪽 머리가 ADP를 방출하며 미세소관에 재결합하여 새로운 앞쪽 머리가 된다. 2023년에는 MINFLUX 현미경 기술을 통해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키네신이 걷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직접 관찰된 바 있다.
생물학적 기능
키네신은 세포 내에서 다양한 운반체(cargo)를 수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는 소포(vesicle), 미토콘드리아, 리보핵산(RNA) 복합체, 단백질 복합체, 세포소기관 등이 포함된다. 특히 뉴런에서는 신경세포체에서 합성된 신경전달물질을 시냅스까지 운반하는 축삭 수송(axonal transport)에 관여한다. 또한 세포 분열(mitosis) 과정에서 방추사(spindle)의 적절한 길이 유지, 염색체 분리, 미세소관의 미끄러짐(sliding) 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류
인간 게놈에는 45개 이상의 키네신 유전자가 존재하며, 이들은 표준 명명법에 따라 키네신-1부터 키네신-14까지 14개 패밀리로 분류된다. 주요 패밀리와 대표 단백질은 다음과 같다:
- 키네신-1: KIF5A, KIF5B, KIF5C
- 키네신-2: KIF3A, KIF3B, KIF3C, KIF17
- 키네신-3: KIF1A, KIF1B, KIF1C, KIF13A, KIF13B, KIF14, KIF16B
- 키네신-4: KIF4A, KIF4B, KIF7, KIF21A, KIF21B, KIF27
- 키네신-5: KIF11 (Eg5)
- 키네신-6: KIF20A, KIF20B, KIF23
- 키네신-8: KIF18A, KIF18B, KIF19
- 키네신-13: KIF2A, KIF2C, KIF24
- 키네신-14: KIF25, KIFC1, KIFC2, KIFC3
조절
키네신은 일반적으로 낮은 기초 효소 활성을 가지며, 미세소관에 결합할 때 활성화된다. 많은 키네신 계열 단백질은 꼬리 도메인이 모터 도메인에 결합하여 자가 억제(self-inhibition) 상태를 유지하다가, 운반체나 어댑터 단백질이 결합하면 억제가 해제되어 활성화된다. 키네신의 기능 이상은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