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엡 주니어(Claas Epp Jr., 1838년 9월 21일 ~ 1913년 1월 19일)는 러시아 메노나이트(메노파) 교단의 목사이다. 프로이센의 퓌르스텐베르데르(Fürstenwerder)에서 태어났으며, 1853년 가족과 함께 러시아 사마라 지방의 트라크트(Trakt) 메노나이트 정착지로 이주하였다. 1862년 엘리자베스 얀첸(Elisabeth Jantzen)과 결혼하였으며, 슬하에 12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대부분이 성인이 되기 전에 사망하였다.
1870년대 러시아 정부가 메노나이트 식민지 주민들에게 부여된 특권(병역 면제 포함)을 1880년까지 철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메노나이트 사회 내에서는 불확실성과 종말론적 기대가 확산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엡 주니어는 1877년 자체 저술한 예언 해석서를 배포하였으며, 그리스도가 1889년에 중앙아시아에서 재림하여 신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는 자신의 교회를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 중 필라델피아 교회로 규정하였다.
1880년, 엡 주니어는 약 60가구의 추종자들을 이끌고 중앙아시아로의 대이동(Great Trek)을 단행하였다. 부하라(Bukhara)의 국왕이 정착을 거부하자, 일행은 히바 칸국(Khanate of Khiva)의 아크 메쳇(Ak Metchet)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후 엡 주니어는 더욱 광신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1889년 3월 8일을 그리스도 재림의 정확한 날짜로 지정하였으나 예언이 실현되지 않자 1891년으로 수정하였다. 이 예언이 다시 빗나간 후에는 자신을 그리스도의 아들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추종자들은 수십 년에 걸쳐 점차 감소하였다.
엡 주니어는 1913년 1월 19일, 아내가 사망한 지 이틀 후에 아크 메쳇에서 사망하였다. 그가 세운 공동체는 1935년까지 존속하였으며, 소비에트 연방의 집단화 정책에 의해 해체되었다. 역사학계에서는 이 공동체를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메노나이트 집단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