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나과(Cloudinidae)는 약 5억 5천만 년 전인 후기 에디아카라기에 출현하여 캄브리아기 초에 멸종한 초기 후생동물 과(family)이다. 학명은 20세기의 지질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프레스턴 클라우드(Preston Cloud)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분류 및 구성
클라우디나과는 아쿠티코클라우디나(Acuticocloudina), 클라우디나(Cloudina), 코노투부스(Conotubus)의 세 속(屬)으로 구성된다. 이 중 클라우디나는 생광물화된 골격을 가진 반면, 코노투부스는 약하게만 광물화되어 있으나, 두 속 모두 "깔대기 안의 깔대기" 형태라는 동일한 구조적 특징을 공유한다.
클라우디나과의 생물학적 분류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초기에는 다모류 환형동물로 간주되었으나, 출아법을 통한 생식 흔적이 발견되면서 산호와 유사한 자포동물로 보는 견해도 제기되었다. 2020년 네바다의 우드캐년층에서 발견된 황철석화된 표본 연구를 통해 소화관의 존재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좌우대칭동물(bilaterian)로 해석할 수 있는 증거로 제시되었다. 현재 과학계의 의견은 다모류 환형동물로 보는 견해와 특정 분류군으로 확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로 나뉘어 있다.
형태
클라우디나는 지름 0.3mm에서 6.5mm, 길이 8mm에서 150mm까지 다양한 크기를 보인다. 화석은 꽃병 모양의 방해석 성분 튜브가 여러 개 겹쳐진 형태로, 각각의 원뿔 모양 껍질이 아래쪽에 빈 공간을 만들며 차례로 중첩되어 겉에서 보았을 때 이랑이 있는 형태를 이룬다. 튜브 벽의 두께는 8~50μm(마이크로미터)이며, 아래쪽은 열려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튜브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생태
클라우디나과 생물은 주로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스트로마톨라이트와 함께 얕은 바다 환경에서 발견된다. 동위원소 분석 결과 당시 수온은 상대적으로 차가웠던 것으로 나타난다. 연질부로만 이루어진 에디아카라 생물군과는 동일한 지층에서 발견된 적이 없으나, 일부 층에서 번갈아 나타나는 양상을 보여 서로 다른 환경을 선호했음을 시사한다.
클라우디나과 생물의 생활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아돌프 자일아허(Adolf Seilacher)는 이들이 미생물 매트에 붙어 퇴적물이 쌓임에 따라 바닥에 묻히지 않기 위해 성장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 포식자가 뚫은 구멍이 관 전체에 고르게 분포한다는 점을 근거로 해초나 초(reef) 환경에 살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었다. 현재까지 원래 서식 위치(in situ)에서 발견된 표본이 드물어 생활 방식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포식과 진화적 중요성
클라우디나과는 생광물화된 골격을 가진 작은 껍질화석(small shelly fossil) 중 가장 이른 시기이자 가장 풍부한 분류군에 속한다. 일부 클라우디나 표본에서는 최대 20%까지 포식자가 뚫은 지름 15~400μm의 구멍이 발견되며, 이는 당시 이미 포식-피식 관계가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포식자의 구멍이 클라우디나의 크기에 비례하는 점은 포식자가 먹이를 선택할 때 크기를 기준으로 삼았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진화 군비 경쟁은 이후 캄브리아기 폭발 시기 동물의 다양성과 복잡성 증가의 원인으로 자주 지목된다.
화석 산출지
클라우디나과 화석은 나미비아의 나마층군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이후 오만, 중국, 캐나다,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극, 미국 네바다, 스페인, 멕시코, 시베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광범위한 지리적 분포는 클라우디나과가 에디아카라기 후기에 성공적으로 번성했던 분류군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