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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제 제도

크로제 제도(영어: Crozet Islands, 프랑스어: Îles Crozet, 공식 명칭: Archipel Crozet)는 인도양 남부에 위치한 아남극 군도이다. 프랑스령 남방 및 남극 지역(French Southern and Antarctic Lands)을 구성하는 5개 행정 구역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지리적 위치와 구성

크로제 제도는 남위 약 45°57′~46°29′, 동경 약 50°10′~52°19′에 걸쳐 있으며, 남극 대륙 연안에서 약 2,400km 떨어진 인도양 남부에 자리한다. 군도는 서부 그룹(L'Occidental)과 동부 그룹(L'Oriental)으로 나뉘며, 주요 섬 6개와 다수의 작은 섬 및 바위섬으로 구성된다. 총 면적은 약 352km²이다.

서부 그룹에는 코숑섬(Île aux Cochons, 67km²), 팽갱섬(Île des Pingouins, 3km²), 아포트르 제도(Îlots des Apôtres, 2km²)가 포함된다. 동부 그룹에는 포세시옹섬(Île de la Possession, 150km²)과 레스트섬(Île de l'Est, 130km²)이 있다. 군도에서 가장 높은 지점은 레스트섬의 몽 마리옹-뒤프렌(Mont Marion-Dufresne)으로 해발 1,090m이다.

지질

크로제 제도는 남극판(Antarctic Plate) 위에 위치하며, 케르겔렌 열점(Kerguelen hotspot)과 마다가스카르 및 남아프리카 사이에 놓여 있다. 가장 오래된 섬인 레스트섬은 약 900만 년 전 열점 활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열점은 이후 서쪽 방향으로 계속해서 섬을 형성한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 어느 섬에서도 화산 활동이 관측된 바는 없다.

기후

크로제 제도는 쾨펜 기후 구분상 해양성 영향을 받는 툰드라 기후(ET)에 해당한다. 월평균 기온은 겨울 약 2.9°C, 여름 약 7.9°C로 연중 낮은 기온을 유지한다. 연간 강수량은 2,000mm를 초과하며, 연중 약 300일 동안 비가 내린다. 시속 100km를 초과하는 강풍이 연간 약 100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여름철 기온은 최대 18°C까지 오를 수 있으며, 겨울에도 영하 5°C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다.

역사

크로제 제도는 1772년 1월 24일 프랑스 탐험가 마르크-조제프 마리옹 뒤 프레스네(Marc-Joseph Marion du Fresne)가 이끄는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의 부관이었던 쥘리앵-마리 크로제(Julien-Marie Crozet)가 포세시옹섬에 상륙하여 이 군도를 프랑스 영토로 선포하였다. 1776년 크로제는 케이프타운에서 제임스 쿡(James Cook)을 만나 자신의 탐험 항해도를 공유했으며, 이후 쿡이 이 섬들을 방문하면서 서부 그룹을 '마리옹(Marion)', 동부 그룹을 '크로제(Crozet)'라고 명명하였다. 이후 물개 사냥꾼들이 두 그룹을 통칭하여 '크로제 제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19세기 초반에는 물개 사냥꾼들이 자주 방문하여 1835년경 물개 개체수가 거의 고갈되었다. 1804년부터 1911년 사이 약 153척의 선박이 물개 사냥을 위해 이 섬들을 방문했으며, 그중 7척이 해안에서 난파되었다. 이후에는 주로 미국 매사추세츠 출신의 고래잡이 선박들이 이 일대에서 활동하였다. 19세기 후반에는 이 섬들이 거의 방문되지 않았으며 무인 상태로 남아 있었다.

크로제 제도에서는 여러 차례 난파 사고가 발생했다. 1821년 영국 선박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호가 침몰하여 생존자들이 2년간 이 섬에 머물렀으며, 1875년 스트래스모어호의 난파로 44명이 작은 섬에서 7개월간 생존한 사례가 기록되어 있다. 1887년에는 프랑스 선박 타마리스호가 난파하여 선원들이 코숑섬에 고립되었으나 구조되지 못했다.

1924년부터 1955년까지 크로제 제도는 마다가스카르의 속령으로 프랑스가 행정적으로 관리하였다. 1938년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1955년 프랑스령 남방 지역의 일부가 되었다. 1961년 첫 연구 기지가 설치되었으며, 1963년부터 포세시옹섬의 포르 알프레드(Port Alfred)에 상설 연구 기지인 알프레드 포르(Alfred Faure) 기지가 운영되고 있다. 이 기지에는 계절에 따라 18~30명의 인원이 상주하며 기상, 생물, 지질 연구와 지진 관측, 지자기 관측을 수행한다.

생태

크로제 제도는 남인도양 섬 툰드라 생태지역(Southern Indian Ocean Islands tundra ecoregion)에 속한다. 추운 기후로 인해 식물은 주로 풀, 이끼, 지의류에 한정된다. 동물로는 곤충과 함께 대규모의 바닷새, 물개, 펭귄 개체군이 서식한다.

크로제 제도에는 4종의 펭귄이 서식한다. 가장 개체수가 많은 것은 마카로니펭귄으로 약 200만 쌍이 번식하며, 킹펭귄은 약 70만 쌍으로 세계 개체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동부 바위뛰기펭귄과 젠투펭귄의 소규모 개체군도 존재한다. 이 외에도 고유 아종인 이튼꼬리점무늬오리, 검은얼굴양치기물떼새, 페트렐, 신천옹(알바트로스) 등이 서식한다.

포유류로는 물개와 남방코끼리물범이 서식하며, 범고래가 이 물개들을 사냥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크로제 제도의 범고래는 의도적으로 해변에 몸을 밀어 올려 번식기 물개를 사냥하는 매우 드문 행동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행동은 주로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관찰되며, 개체군 간에 학습을 통해 전승되는 기술로 추정된다.

1938년 자연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외래종(쥐, 생쥐, 이후 해충 방제를 위한 고양이)의 유입으로 원래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였다. 식량 자원으로 도입된 코숑섬의 돼지와 포세시옹섬의 염소는 이후 박멸되었다. 현재는 파타고니아이빨고기(Patagonian toothfish)의 남획과 알바트로스 개체군 모니터링이 지속적인 관심사로, 크로제 제도 해역은 프랑스 정부가 순찰하고 있다.

행정 및 연구

크로제 제도는 프랑스령 남방 및 남극 지역의 5개 행정 구역 중 하나로, 포세시옹섬의 알프레드 포르 기지를 제외하면 상주 인구가 없는 무인 지역이다. 알프레드 포르 기지는 1963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상·생물·지질 연구와 지진계 및 지자기 관측소(IAGA 코드: CZT) 운영을 담당한다. 또한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 기구(CTBTO)의 청음 장비가 이 섬에 설치되어 있다. 2017년 아르헨티나 잠수함 ARA 산후안호의 침몰 사고 당시, 크로제 제도와 어센션섬의 두 관측소가 아르헨티나 연안에서 발생한 수중 비핵 폭발 신호를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문화에서의 등장

크로제 제도는 여러 문학 및 영화 작품에 등장한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서 피쿼드호가 '먼 크로제 제도' 부근을 항해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소설 《데솔레이션 아일랜드》(1978)에서는 난파된 가상의 군함 HMS 레오파드호가 크로제 제도 중 하나에 상륙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2012년 프랑스 영화 《레 사뵈르 뒤 팔레》(Les Saveurs du Palais)는 크로제 제도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장면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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