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열(Q fever)은 콕시엘라 버네티(Coxiella burnetii)라는 세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영문 명칭인 Q fever의 'Q'는 '의문(query)'을 의미하는데, 1935년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에서 에드워드 브룩 드릭(Edward Holbrook Derrick)이 도살장 종업원들 사이에서 원인 불명의 열성 질환이 유행한 것을 처음 보고하면서, 당시 병의 원인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Query fever'라고 명명한 데서 유래하였다. 1937년 프랭크 맥팔레인 버넷(Frank Macfarlane Burnet)과 마비스 프리먼(Mavis Freeman)이 환자로부터 병원체를 분리하면서 발견되었고, 1938년 미국 몬태나에서 진드기에서 병원균이 분리되면서 전파 경로가 확인되었다.
큐열의 원인균인 콕시엘라 버네티는 그람 음성의 세포 내 기생 세균으로, 감염력이 매우 강하여 단 하나의 병원체만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균은 건조한 환경에서 수 주에서 수개월까지 생존할 수 있으며, 바람을 타고 최대 5~18km까지도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감염원은 감염된 소, 양, 염소 등의 가축이며, 이 외에도 개, 고양이, 조류, 진드기 등이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사람은 주로 감염된 동물의 출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태반, 양수, 체액 등에 오염된 먼지나 에어로졸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함으로써 감염된다. 저온살균되지 않은 오염된 우유나 유제품을 섭취하거나, 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으나 드물다. 사람 간 전파는 극히 드문 것으로 보고되어 환자의 격리는 필요하지 않다.
잠복기는 보통 2~3주(3~30일)이다. 감염된 사람의 약 절반은 무증상으로 지나가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급성 큐열과 만성 큐열로 구분된다. 급성 큐열의 주요 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심한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인후통, 마른기침 등으로 감기나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비특이적 양상을 보인다. 구토, 설사, 복통, 간염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환자의 30~50%는 비정형 폐렴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발열 기간은 보통 1~2주 정도이다. 만성 큐열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나 기저 심장판막질환, 혈관질환 등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 만성 큐열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심내막염이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25~60%에 이른다.
진단은 혈액 검체에서 균 분리, 유전자 검출(PCR), 또는 간접면역형광항체법(IFA)을 통한 혈청학적 항체 검사로 이루어진다. 급성 큐열의 1차 치료제는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으로,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성 큐열의 경우 독시사이클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의 병용 요법을 18~36개월간 장기 투여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감염된 가축의 출산 적출물(태반, 태아막, 유산 태아 등)을 적절히 처리하고, 저온살균된 우유 및 유제품만 섭취해야 한다. 우유는 62.7°C에서 30분 또는 71.6°C에서 15초간 살균하면 균이 사멸한다. 고위험군(축산업자, 수의사, 도축장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백신(Q-Vax)이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과민반응 우려로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
세계적으로는 뉴질랜드와 남극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발생 보고가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1월 제4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었고, 2020년에 제3급 법정 감염병으로 변경되었다. 2015년 이전까지는 연간 10명 내외로 보고되었으나, 2018년에는 163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20~2021년에는 50~60명대로 감소하였다. 국내에서는 충북, 충남, 전남 지역에서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가축 사육 두수와 환자 발생 지역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