쿳다까 니까야(팔리어: Khuddaka Nikāya)는 상좌부(테라바다) 불교의 경전인 팔리 대장경(Pāli Tipiṭaka) 가운데 경장(Sutta Piṭaka)을 구성하는 다섯 니까야(부) 중 마지막 다섯 번째 묶음이다. 한국어로는 '소부(小部)', 즉 '작은 묶음'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어원
'쿳다까(Khuddaka)'는 팔리어로 '작은(small)'을 뜻하며, '니까야(Nikāya)'는 '묶음, 모음(collection)'을 의미한다. 따라서 '쿳다까 니까야'는 문자 그대로 '작은 경전들의 모음'이라는 뜻이며, 영어권에서는 "Collection of Little Texts"로 번역된다.
위상과 성격
쿳다까 니까야는 팔리 경장의 다섯 부 중 첫 네 부인 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 장부), 맛지마 니까야(Majjhima Nikāya, 중부), 상윳따 니까야(Saṃyutta Nikāya, 상응부), 앙굿따라 니까야(Aṅguttara Nikāya, 증지부)에 속하지 않는 경전들을 모아 놓은 묶음이다. 이 때문에 일부 초기 불교 부파에서는 쿳다까 니까야를 경장이 아닌 논장(아비담마 피타카)에 포함시키거나, '쿳다까 피타카(Khuddaka Piṭaka)' 즉 소전(小典)으로 낮추어 부르기도 했다.
이론적으로, 쿳다까 니까야는 경장의 첫 네 부가 확정된 이후에도 계속 추가되는 경전들을 수용하는 일종의 '보관함' 역할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 일본의 학자 히라카와 아키라(Hirakawa Akira)는 쿳다까 니까야가 팔리 대장경/아함 발전 과정에서 더 이상 나머지 경장에 새로운 자료가 추가되지 않고, 대신 '쿳다까 피타카'에 추가되던 단계를 대표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이 묶음에는 초기의 경전과 후기의 경전이 함께 섞여 있다.
연대
쿳다까 니까야에 포함된 경전들의 연대는 학자 올리버 아베이나야케(Oliver Abeynayake)의 연구에 따르면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숫타니파타(Sutta Nipāta), 이띠붓따까(Itivuttaka), 담마빠다(Dhammapada), 테라가타(Theragāthā), 테리가타(Therīgāthā), 우다나(Udāna), 자타카(Jātaka) 등은 초기 성립의 경전들로 분류된다. 반면 쿳다까빠타(Khuddakapāṭha), 비마나밧투(Vimānavatthu), 페타밧투(Petavatthu), 니데싸(Niddesa), 빠띠삼비다막가(Paṭisambhidāmagga), 아빠다나(Apadāna), 붓다왕사(Buddhavaṃsa), 짜리야삐따까(Cariyāpiṭaka) 등은 후기 성립으로 분류된다. 붓다 열반 이후 기원전 1세기까지 순차적으로 정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성
쿳다까 니까야에 포함되는 경전의 수는 전승 전통에 따라 차이가 있다. 태국 전통과 스리랑카 전통(부다고사가 제시한 목록 기준)은 15경을, 미얀마(버마) 전통은 18경을 채택한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전들이 포함된다:
- 쿳다까빠타(Khuddakapāṭha) — 소송(小誦)
- 담마빠다(Dhammapada) — 법구경(法句經)
- 우다나(Udāna) — 감흥어(感興語)
- 이띠붓따까(Itivuttaka) — 여시어경(如是語經)
- 숫타니파타(Sutta Nipāta) — 경집(經集)
- 비마나밧투(Vimānavatthu) — 천궁사(天宮事)
- 페타밧투(Petavatthu) — 아귀사(餓鬼事)
- 테라가타(Theragāthā) — 장로게(長老偈)
- 테리가타(Therīgāthā) — 장로니게(長老尼偈)
- 자타카(Jātaka) — 본생담(本生譚)
- 니데싸(Niddesa) — 의석(義釋)
- 빠띠삼비다막가(Paṭisambhidāmagga) — 무애해도(無礙解道)
- 아빠다나(Apadana) — 비유담(譬喩談)
- 붓다왕사(Buddhavaṃsa) — 불사(佛史)
- 짜리야삐따까(Cariyāpiṭaka) — 소행장경(所行藏經)
이 중 니데싸(Niddesa)는 다시 마하니데싸(Mahā-niddesa, 대의석)와 쭐라니데싸(Culla-niddesa, 소의석)로 나뉜다. 또한 사본에 따라 쿳다까 니까야에 포함되거나 장외(藏外)로 구분되기도 하는 논서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네띠빠까라나(Nettippakaraṇa, 지도론), 페타코파데사(Peṭakopadesa, 장석론), 밀린다빤하(Milindapañha, 미란다왕문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중 일부는 태국판에 포함되지 않거나, 미얀마판에만 포함되는 등 전통별 편차가 있다.
불교사적 의의
쿳다까 니까야에는 팔리 대장경의 중요한 시가(詩歌) 작품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초기 불교의 가르침을 간결한 게송 형태로 담고 있는 담마빠다, 숫타니파타 등은 학술적으로도 큰 중요성을 지닌다. 한편, 상좌부 불교의 쿳다까 니까야는 '쿳다까 피타카' 형태의 완전한 전승이 현존하는 유일한 예로 평가되며, 중국 및 티베트 대장경의 '굳드라까 아감(Kṣudraka Āgama)'에 해당하는 내용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전승되고 있다.
한국어 번역
한국어로는 전재성의 주석 번역을 통해 《숫타니파타》(2004), 《담마파다》(2008), 《우다나》(2009), 《이띠붓따까》(2012), 《법구경》(2014), 《테라가타》(2016), 《테리가타》(2017), 《자타카》(2023), 《밀린다빤하》(2024) 등이 완역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