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소메(consommé)는 프랑스 요리에서 유래한 맑은 수프(soup)의 일종이다. 풍부한 맛을 지닌 육수(stock)나 브로스(broth)를 정화(clarification)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만든 국물 요리로, 프랑스 요리의 기초적 요소 중 하나로 분류된다.
어원
'콘소메'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동사 'consommer'의 과거분사에서 유래했으며, 14세기 문헌에서 사용이 확인된다. 원래 의미는 '소비된', '완성된', '정제된'이라는 뜻이었으며, 16세기부터는 단순한 육수를 넘어 농축되고 정화된 고기 국물, 즉 '완성된 수프'를 지칭하는 명사로 쓰이기 시작했다. 1694년 프랑스 아카데미 사전 제1판에는 "매우 잘 익힌 고기의 진하고 맛있는 국물"로 정의되어 있다. 영어권에서는 1815년부터 사용이 기록되었다.
조리 방식
전통적인 콘소메 제조는 육수에 간 고기, 달걀흰자, 미르포아(당근, 셀러리, 리크 등 채소)를 넣고 끓여 정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달걀흰자가 육수 내의 탁한 입자를 흡착하여 국물 위로 떠오르게 하고, 이를 걸러내어 맑은 국물을 얻는다. 결과물은 젤라틴이 풍부해 차게 식히면 응고되는 특성이 있다.
20세기 후반 분자요리 운동을 중심으로 젤라틴 여과(gelatin filtration)라는 새로운 정화 기법이 개발되었는데, 이 방식은 얼린 젤라틴 용액을 이용해 탁한 입자를 제거한다. 젤라틴 여과 방식은 전통적 방식과 달리 최종 산물에 젤라틴이 남지 않아, 차게 식혀도 응고되지 않는 차이가 있다.
주요 재료와 변형
콘소메는 주로 소고기 또는 송아지고기로 만들지만, 닭고기, 생선, 사냥감(게임)을 사용한 변형도 프랑스 요리에서 인정된다. 더블 콘소메는 일반 콘소메에 비해 고기 양을 두 배로 늘리거나, 일반 강도의 콘소메를 절반으로 농축하여 만든다. 고온 상태 또는 냉장 상태로 단독으로 제공되기도 하며, 다양한 수프·소스·스튜의 베이스로도 활용된다.
19세기 영국의 셰프 알렉시스 소이어(Alexis Soyer)는 1846년 저서 《Gastronomic Regenerator》에서 콘소메 조리법을 수록했으며, 그의 레시피 백여 개 이상에서 콘소메를 기반 재료로 사용했다. 오귀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 역시 닭고기, 생선, 사냥감 콘소메 조리법을 제시했다. 1914년 루이 솔니에(Louis Saulnier)의 《Le Répertoire de la cuisine》에는 백여 종 이상의 콘소메 변형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상업적 제품
현대에는 통조림으로 판매되는 콘소메 제품이 존재한다. 영국과 미국의 일부 상업 브랜드는 물, 소고기 육수, 젤라틴, 효모 추출물, 소금, 설탕, 소고기 추출물, 양파·셀러리·당근 등의 성분을 포함한다. 한편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 등은 《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1961)에서 통조림 콘소메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한국어권 사용 현황
한국어권에서는 '콘소메'가 프랑스 요리의 맑은 수프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는 한편, 일본을 통해 유입된 '콘소메'라는 표현이 가루 조미료나 스낵(팝콘, 감자칩 등)의 맛을 지칭하는 데에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전자는 프랑스어 유래의 요리 용어이고, 후자는 치킨스톡 기반 감칠맛 조미료를 가리키는 일본식 용법으로, 양자는 의미가 구분되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