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플리 메달(Copley Medal)은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가 수여하는 과학상으로, 과학 전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왕립학회의 최고 권위 상이자 세계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과학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메달의 명칭은 왕립학회 회원이었던 고드프리 코플리 경(Sir Godfrey Copley, 2nd Baronet, 약 1653~1709)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그는 1709년 사망하면서 자연 지식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라는 조건으로 왕립학회에 100파운드를 기증했으며, 이 기금은 이후 왕립학회의 실험 연구 지원금으로 활용되었다. 1736년 왕립학회 평의회는 이 지원금을 금메달 형태의 명예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1731년 스티븐 그레이(Stephen Gray)가 전기 실험에 대한 공로로 첫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다만 메달 디자인 승인 지연으로 인해 실제 메달 수여는 이후에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
코플리 메달은 매년 수여되며, 물리과학·수학 분야와 생물과학 분야를 해마다 번갈아 가며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 자격은 국적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모든 과학자에게 개방되어 있으며, 1831년 왕립학회 평의회의 새 규정으로 외국 과학자에게도 공식적으로 개방되었다. 메달은 은도금(銀鍍金, silver-gilt) 재질로 제작되며 상금 25,000파운드가 함께 수여된다. 2022년부터는 연구팀이나 연구 그룹도 수상 자격을 갖게 되었고, 같은 해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COVID-19 백신 개발팀이 첫 단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코플리 메달은 역사적으로 노벨상의 전신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벤저민 프랭클린(1753), 찰스 다윈(1864), 루이 파스퇴르(1874),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925), 스티븐 호킹(2006), 앤드류 와일스(2017), 존 펜드리(2025) 등이 있으며, 수상자 중에는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1976년 도로시 호지킨(Dorothy Hodgkin)이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되었고, 2021년 조슬린 벨 버넬(Jocelyn Bell Burnell)이 두 번째 여성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존 시어도어 데사귈리에(John Theophilus Desaguliers)는 1734년, 1736년, 1741년에 각각 수상하여 총 3회 수상으로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코플리 메달은 국제적인 과학계에서 높은 위상을 지니며, 여러 차례 "영국 및 영연방 최고의 과학상"으로 평가되어 왔다. 왕립학회가 주관하는 여러 메달 및 상 가운데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