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돈트(Conodont, 추치류·錐齒類)는 코노돈트강(Conodonta)으로 분류되는 멸종한 해양 무악류(無顎類) 척추동물군이다. 이들은 고생대 캄브리아기 중기(약 5억 년 전)에 처음 등장하여, 여러 차례의 대멸종과 다양성 변화를 겪은 끝에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말에서 쥐라기 초(약 2억 년 전) 사이에 완전히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존속 기간은 약 3억 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노돈트라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어의 "코노스"(κῶνος, '원뿔')와 "오두스"(ὀδούς, '이빨')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들의 대표적인 화석인 이빨 모양의 미세 골격 구조를 가리키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이 명칭은 185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하인츠 크리스티안 판더(Heinz Christian Pander)가 처음 학술적으로 발표한 데서 기원한다.
코노돈트의 몸체는 뱀장어와 유사하게 길쭉한 형태였으며, 큰 눈과 지느러미, 화살촉 모양(V자형) 근육다발, 그리고 척삭(노토코드)을 가졌던 것으로 화석 증거를 통해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의 몸은 대부분 연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어 보존되기 어려웠기 때문에, 화석 기록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은 이빨 모양의 단단한 골격 요소, 즉 "코노돈트 요소(conodont elements)"뿐이다. 코노돈트 요소는 수산화인회석(인산칼슘 계열 광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기가 대략 0.2mm에서 수 mm에 이르는 미화석으로, 호박색·백갈색 등 다양한 색을 띠기도 한다.
오랫동안 코노돈트의 정체는 학계의 큰 미스터리였다. 이빨 모양의 미세 화석만으로는 이것이 어떤 생물의 것인지 알 수 없었기에, 연체동물이라는 설을 비롯한 여러 가설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반 처음으로 연조직이 보존된 표본이 발견되었고, 199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르도비스기 Soom Shale에서 근육 섬유까지 보존된 뛰어난 화석이 발견되면서 코노돈트가 원시 척추동물임이 결정적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이들은 척삭동물문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며, 일부 분석에서는 현생 먹장어·칠성장어와 가까운 줄기군(스템 계통)으로 보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코노돈트 요소는 종마다 형태가 뚜렷하게 구별되고 지질시대별로 특징적인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고생물학에서 표준화석(시준화석)으로 널리 활용된다. 특히 지층의 상대적인 연대를 결정하는 생층서(生層序, biostratigraphy) 연구에 중요한 도구로 쓰인다. 또한 코노돈트 요소는 지층이 받은 열적 변질 정도에 따라 색이 규칙적으로 변하는 성질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암석의 고온 변화 지수(CAI, Conodont Alteration Index)를 측정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코노돈트는 석유 탐사 분야에서도 유용한 자료로 간주된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태백산분지 일대에 분포하는 고생대 전기의 조선 누층군 지층에서 많은 코노돈트 화석이 산출된 바 있다. 화절층, 막골층, 직운산층, 두무골층 등 여러 지층에서 코노돈트 생층서대가 설정되었으며, 영월 지역의 마차리층 등에서도 다수의 코노돈트 종이 보고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 누층군 지층의 지질연대 결정과 층서 연구가 이루어졌다.
코노돈트의 생태와 관련해서는 여러 학설이 제기되어 있다. 이빨 모양 요소를 먹이 포획과 처리에 사용한 것으로 보는 포식 가설이 현재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이며, 일부 속(屬)은 플랑크톤 여과섭식에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또 일부 연구에서는 판데로두스(Panderodus) 속이 독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생존 방식으로는 원양성(遠洋性)과 저서 근처 유영성(nektonic) 생태를 모두 점유했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