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우르보스(학명: Keurbos susanae)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더버그층(Cederberg Formation) 내 라거슈테테(Konservat-Lagerstätte) 화석 발굴지인 숨 셰일(Soom Shale)에서 발견된, 오르도비스기 최후반기(히르난트절, Hirnantian)에 출현했다 멸종한 절지동물이다. 케우르보스속의 단일종으로, 현재까지 두 점의 표본이 알려져 있다.
발견사와 학명
완모식표본(C1002)은 레스터 대학교의 사라 가봇(Sarah Gabbott) 교수가 2000년 경 남아프리카공화국 탐사 도중 발견하였으며, '수'(Sue)라는 별칭이 붙었다. 2007년 출판된 예술 작품에서 비공식적으로 '케우르보시아'(Keurbosia)로 명명되었고, 2025년 《Papers in Palaeontology》에 게재된 논문에서 공식 기재되었다. 논문 저자는 사라 가봇, 그레고리 에지콤(Gregory Edgecombe), 요하네스 테론(Johannes Theron), 리차드 알드리지(Richard Aldridge)이다.
속명 '케우르보스'(Keurbos)는 이 동물의 화석이 발견된 농장의 이름에서 유래하였으며, 종소명 '수사나이'(susanae)는 사라 가봇의 어머니인 수잔 가봇의 이름에서 따왔다.
특징
숨 셰일의 화석들은 일반적인 화석과 달리 연조직은 섬세하게 보존되어 있으나 단단한 외골격 부분은 탈염화되어 자주 몰드(mold) 형태로 남아있다. 이로 인해 케우르보스 화석에는 부속지(다리)가 보존되어 있지 않으며 머리는 단편적으로만 남아있다. 완모식표본의 몸길이는 약 43cm이다.
체간부는 총 46개의 마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등판(마디의 등쪽 부분)은 배판(배쪽 마디 부분) 하나와 상응한다. 몸통은 전방 약 8.5cm에서 후방 5.3cm로 완만하게 좁아진다. 화석에는 근육, 소화관, 건(腱) 등의 내부 구조물과 혈관층이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다. 혈관층은 다른 절지동물의 아가미와 유사하여 동일한 호흡 기능을 수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류
머리와 다리의 빈약한 보존으로 인해 절지동물문 내 정확한 위치는 분류 불명(incertae sedis)이다. 여러 특징에서 아르트로플레우라(Arthropleura)나 크산토미리아(Xanthomyria) 등과 유사성이 관찰되나, 이들은 수렴 진화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지류(Myriapoda)나 협각류(Chelicerata), 대악동물(Mandibulata) 등의 주요 절지동물 계통군은 여러 형질 차이로 인해 제외된다.
고생물학적 의의
케우르보스는 빙하기 직후에 살았으며 차가운 대양 분지에 서식했다. 숨 셰일에서 매우 희귀한 것으로 보이며, 20년에 걸쳐 단 두 점의 표본만이 발견되었다. 완모식표본이 발견된 모식지는 채석 활동으로 인한 폐석으로 덮여 현재 화석 수집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마티에스고드클루프(Matjiesgoedkloof) 산지에서 발견된 디플리크니테스(Diplichnites)에 해당하는 발자국 화석은 케우르보스의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