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 사크(Cutty Sark)는 영국의 클리퍼(clipper) 범선으로, 1869년 스코틀랜드 덤바턴(Dumbarton)의 리번강(River Leven) 유역에서 건조되었다. 클리퍼선은 19세기 중반에 발전한 고속 범선으로, 커티 사크는 차(茶) 무역을 위해 설계된 마지막 세대의 티 클리퍼 중 하나였다.
명칭의 유래
커티 사크라는 이름은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의 시 《탬 오섄터(Tam o' Shanter)》(1791년 발표)에 등장하는 마녀 '커티 사크'에서 유래하였다. '커티 사크'는 광스코트(Scots) 방언으로 '짧은 속옷'을 뜻하며, 시 속에서 마녀는 짧은 속옷만 입고 도망가는 탬을 쫓아가 그의 말의 꼬리를 붙잡는 장면이 묘사된다. 배의 이름은 이 마녀의 빠른 속도와 클리퍼선의 속도를 연관 지어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의 뱃머리 장식물(figurehead) 역시 마녀 나니 디(Nannie Dee)의 모습으로 조각되었다.
배의 역사
커티 사크는 선주 존 윌리스(John Willis)의 의뢰로 건조되었다. 스콧 앤 린턴(Scott & Linton) 사가 건조를 시작했으나 자금난으로 중단되었고, 이후 윌리엄 데니 앤 브러더스(William Denny and Brothers) 사가 공사를 인수하여 1869년 11월 22일 진수되었다.
이 배는 처음에는 중국에서 영국으로 차를 운송하는 차 무역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1869년 수에즈 운하의 개통과 증기선 기술의 발달로 클리퍼선이 차 무역에서 밀려나게 되면서, 이후 호주에서 영국으로 양모(羊毛)를 운송하는 무역으로 전환하였다. 양모 무역에서 커티 사크는 약 10년간 최고 속도 기록을 보유했으며, 최대 기록 속도는 17.5노트(약 32.4km/h)로 알려져 있다.
1895년 커티 사크는 포르투갈의 페레이라 앤 컴퍼니(Ferreira and Co.)에 매각되어 '페레이라(Ferreira)'로 개명되었고, 이후에도 화물선으로 계속 운항되었다. 1922년 은퇴한 선장 윌프레드 다우먼(Wilfred Dowman)이 이 배를 구입하여 훈련선으로 사용하였고, 이후 템스 해군 훈련 대학(Thames Nautical Training College)에 기증되었다. 1954년부터는 런던 그리니치(Greenwich)의 건식 도크에 영구 전시되어 박물관 선박으로 일반에 공개되었다.
박물관 선박으로서
커티 사크는 현재 영국의 국가 역사 함대(National Historic Fleet)의 일부로 지정되어 있으며,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해양 문화유산 중 하나로 평가된다. 19세기의 철제 골조 위에 목재 선체를 올린 복합 구조(composite construction) 선박으로서 현존하는 유일한 예 중 하나이다. 2007년 5월 보존 작업 중 화재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나 복원되어 2012년 4월 다시 일반에 공개되었다. 이후 2014년에도 소규모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기타 용례
커티 사크라는 이름은 같은 이름을 가진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에도 사용된다. 이 위스키는 1923년 런던에서 출시되었으며, 이름은 클리퍼선에서 유래하였고, 병 라벨에는 배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또한 커티 사크 탤 쉽 레이스(Tall Ships Race)와 같은 행사에도 이 이름이 사용된 바 있다.
커티 사크는 현재 런던 그리니치의 박물관 선박으로서 관광 명소가 되어 있으며, 도클랜드 경전철(DLR)의 커티 사크 역이 인근에 위치한다. 배의 역사와 보존 과정은 영국의 해양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