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파타스원숭이(Erythrocebus patas)는 긴꼬리원숭이과(Cercopithecidae)에 속하는 지상 생활형 영장류로, 후사르원숭이(Hussar monkey) 또는 레드게논(Red guenon)으로도 알려져 있다. 서아프리카 전역과 동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반건조 사바나 지대에 분포하며, 서아프리카의 세네갈과 모리타니에서부터 에티오피아와 케냐 일부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서식한다. 또한 푸에르토리코에 도입되어 외래 침입종으로 자리 잡은 사례도 있다.
분류학적 지위
커먼파타스원숭이의 학명은 Erythrocebus patas로, 독일의 동물학자 요한 크리스티안 다니엘 폰 슈레버(Johann Christian Daniel von Schreber)에 의해 1775년에 명명되었다. 속명 Erythrocebus는 '붉은'을 뜻하는 그리스어 erythros와 '원숭이'를 뜻하는 kebos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붉은 원숭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종의 분류학적 위치는 오랜 기간 논란이 있어 왔다. 과거에는 아종 구분에 있어 4종, 3종, 2종 등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었다. 서부 아종(검은 코)과 동부 아종(흰 코)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코 색깔이 사용되었으나, 암컷의 임신 기간이나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 코 색깔이 흰색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 기준의 타당성이 의문시되었다. 세계 포유류 종(Mammal Species of the World)은 이러한 이유로 파타스원숭이를 단형종으로 분류한 바 있다.
속의 지위 역시 유동적이었다. 1989년 콜린 그로브스(Colin Groves)는 해부학적 형태를 근거로 그리벳원숭이와의 근연 관계를 주장했고, 2003년의 계통학적 연구가 이를 뒷받침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긴꼬리원숭이속(Cercopithecus)에 대한 이러한 해석이 측계통군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타스원숭이속(Erythrocebus)은 별개의 속으로 인정되었다. 2017년 연구에서는 형태학적 차이와 지리적 격리를 근거로 E. patas를 세 종(E. patas, E. poliophaeus, E. baumstarki)으로 분할할 것이 제안되었으며, IUCN 적색 목록과 미국 포유류학회(American Society of Mammalogists)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형태적 특징
수컷 커먼파타스원숭이는 꼬리를 제외한 몸길이가 60cm에서 87cm까지 자라며, 꼬리 길이는 약 75cm이다. 암컷은 평균 몸길이 약 49cm로 수컷보다 상당히 작다. 체중은 성체 수컷이 평균 약 12.4kg, 성체 암컷이 평균 약 6.5kg으로 높은 수준의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을 보인다. 수컷은 아프리카 긴꼬리원숭이 중 가장 긴 송곳니를 지니고 있으며, 송곳니의 크기는 수컷 간 서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커먼파타스원숭이는 영장류 중 가장 빠른 육상 주행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최대 시속 약 55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야생에서의 수명은 최대 약 20년으로 추정된다.
분포 및 서식지
커먼파타스원숭이는 중부, 서부 및 동부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 분포한다. 울창한 산림 지대를 피하며 트인 사바나 지역과 준사막(반건조) 지역을 선호한다.
생태 및 사회적 행동
커먼파타스원숭이는 최대 60마리까지의 다수의 암컷으로 구성된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더 큰 집단이 보고된 사례도 있다). 1년 중 대부분의 기간에는 성체 수컷 한 마리만 무리에 속하며, 번식기에는 외부의 수컷들이 무리에 유입되어 짝짓기에 참여한다. 무리의 이동은 성체 암컷이 주도하며 수컷은 이에 따른다.
먹이는 곤충, 수지(gum), 씨앗, 덩이줄기 등을 주로 섭취하며, 이는 몸집에 비해 훨씬 작은 영장류의 전형적인 식습관에 해당한다.
암컷의 사회 구조는 먹이 자원의 분포에 따라 개체군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먹이 경쟁이 빈번한 서식지에서는 더 안정적이고 명확하게 정의된 지배 위계가 형성되는 반면, 자원이 분산된 서식지에서는 덜 뚜렷한 위계가 나타난다. 암컷 간 갈등 이후에는 함께 앉기나 털 손질과 같은 활동을 통해 화해하는 행동이 관찰되며, 이러한 화해는 혈연관계가 없는 개체 간에도 나타나지만 모계 친척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수컷의 짝짓기는 우기철에 계절적으로 이루어지며, 번식기 외에는 수컷 한 마리와 여러 암컷으로 구성된 안정적인 집단이 일반적이다. 어린 수컷은 2세에서 4세 사이에 출생 집단을 떠나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성체 수컷의 공격성보다는 모계 유대의 약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경고 울음소리
커먼파타스원숭이는 포식자에 대한 경고를 위해 여러 가지 뚜렷한 경고음을 내며, 무리의 구성원(성체 암컷, 성체 수컷, 유년기 등)에 따라 서로 다른 경고음을 사용하고 포식자 유형에 따라 경고음이 달라진다. 다른 영장류와 달리 나무에 숨어 포식자를 피하는 경우가 드물며, 이는 서식지 내 나무의 분포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은 지상에서 달려 포식자를 피하지만, 자칼이나 살쾡이와 같은 포식자를 공격하는 개체도 관찰된 바 있다.
보전 상태
커먼파타스원숭이는 IUCN 적색 목록에서 준위협(Near Threatened) 등급으로 평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