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 장갑차(Kangaroo Armoured Personnel Carrier)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영연방군, 특히 왕립 캐나다군이 운용한 병력수송장갑차(APC)이다. 기존의 자주포나 전차에서 포탑과 주포를 제거하고 차체 내부에 병력 탑승 공간을 마련한 개조형 차량으로, 완전 궤도식 장갑차라는 특징을 가진다.
1944년, 캐나다 제2군단은 M7 프리스트(Priest) 자주포를 개조하여 병력 수송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차량은 "Defrocked Priest(성직이 박탈된 성직자)"라는 비공식 명칭으로 불렸으며, 1944년 8월 캉(Caen) 공격을 위한 토탈라이즈 작전(Operation Totalize)에 처음 투입되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조의 모체가 된 M7 프리스트의 잔여분이 미군에 반환되면서, 이후에는 캐나다가 자체 생산한 램(Ram) Mk.I / Mk.II 순항전차의 차체를 기반으로 캥거루 장갑차가 제작되었다. 이 외에도 M5 스튜어트 경전차, M4A2 셔먼 전차, 처칠 보병전차(시제에 그침) 등 다양한 차량이 개조 모체로 사용되었다.
캥거루 장갑차는 당시 주류였던 하프트랙(반궤도) 장갑차에 비해 최대 속력은 다소 떨어졌으나, 완전 궤도 차량으로서 험지 돌파 능력이 뛰어났고 전차 차대를 기반으로 하여 일반 장갑차보다 우수한 방어력을 갖추고 있었다. 다만 오픈탑(개방형 상부) 구조로 인해 박격포 등 공중 폭발형 무기에 취약했으며, 급히 개조된 특성상 승하차가 불편하고 탑승 공간이 협소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영국 제79기갑사단(퍼니 전차 운용 부대) 산하에 편입되어 필요한 부대에 파견되는 형태로 운용되었으며, 전쟁 말기에 등장한 관계로 개조 수량은 많지 않았다. 전후에는 M113 장갑차 등의 등장으로 도태되었다. 그러나 퇴역 전차의 차대를 재활용하여 보다 강력한 방어력을 갖춘 병력 수송 수단을 확보한다는 개념은 이후 이스라엘 등 여러 국가의 중장갑차(heavy APC) 개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