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초니에레(이탈리아어: Canzoniere)는 14세기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인문주의자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 1304~1374)가 이탈리아어(당시 피렌체 속어)로 쓴 서정시 모음집이다. 페트라르카가 자필로 작성한 원고에 적힌 공식 제목은 『계관시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의 속어로 쓴 단편적 시들』(Rerum vulgarium fragmenta)이다. '칸초니에레'는 이탈리아어로 '시집' 또는 '노래 모음집'을 뜻하는 일반명사이지만, 페트라르카의 이 시집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된다.
구성과 형식. 『칸초니에레』는 총 366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317편이 소네트(sonetto) 형식이다. 그 외에도 칸초네(canzone), 세스티나(sestina), 발라드(ballata), 마드리갈(madrigale) 등 다양한 시 형식이 포함되어 있다. 페트라르카는 이 작품을 통해 14행으로 이루어진 '페트라르카식 소네트'(이탈리아풍 소네트)의 전형을 확립하였으며, 이 형식은 이후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어 셰익스피어 소네트를 비롯한 서양 소네트 전통의 근간이 되었다.
주제와 내용.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대부분 페트라르카가 1327년 4월 6일 프랑스 아비뇽의 성당에서 처음 만난 여인 라우라(Laura)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것이다. 라우라의 정체에 대해서는 위그 드 사드의 아내였던 로르 드 노베일 것이라는 추측이 일반적이나, 중세 유럽 시인들 사이에 유행한 '궁정 연애'(courtly love)를 다루기 위한 문학적 장치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시집은 라우라의 생전과 사후 두 부분으로 나뉘며, 초반부에서는 거절당한 사랑으로 인한 고통과 열정을, 후반부에서는 아름다움과 정열의 덧없음을 깨닫고 신에게 귀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학사적 의의. 『칸초니에레』는 단테의 『신곡』과 함께 이탈리아 문학의 대표적 고전으로 꼽히며, 서양 근대 서정시의 정전(正典)으로 평가된다. 페트라르카가 이 작품에서 라틴어가 아닌 이탈리아 속어로 시를 썼다는 점은 중세 라틴 문학에서 벗어난 이탈리아 문학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간주된다. 이 시집은 페트라르카가 살던 당시부터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 400여 년간 유럽 문학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페트라르카의 문체를 모방하는 '페트라르키즘'(Petrarchism)이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광범위하였다.
영향. 프란츠 리스트는 『칸초니에레』의 47번, 104번, 123번 소네트를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였고,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128번 시의 구절을 『군주론』의 결구로 인용하였다. 16세기 초 베네치아의 인쇄업자 알두스 마누티우스가 출판한 『칸초니에레』는 약 10만 부가 팔려 유럽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국내 번역. 한국에서는 2004년 민음사에서 김효신 외 공역으로 국내 최초 번역본이 출간되었으며(세계시인선 13), 2005년 나남출판에서 이상엽 역(소네트 100편 선집), 2024년 아카넷에서 김운찬 역(대우고전총서 61, 국내 첫 완역)이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