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로 로마노(이탈리아어: Cappello romano, 복수형: cappelli romani)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들이 카속(cassock)을 입을 때 야외에서 착용하는 전통적인 사제용 모자이다. '로마 모자'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명칭을 지니고 있으며, 그 외관이 고리 모양의 행성 토성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사투르노(saturno, 복수형: saturni)'라고도 불린다.
개요
카펠로 로마노는 둥글고 넓은 챙(brim)과 낮고 둥근 정수리(crown)를 가진 모자로, 비버 털(beaver fur), 펠트(felt), 또는 밀짚(straw)으로 제작되며 안감은 흰색 비단으로 되어 있다. 다른 많은 성직자 의복과 달리 카펠로 로마노는 전례적 목적을 지니지 않으며, 주로 실용적인 용도(햇빛이나 비를 막기 위한)로 사용된다. 전례 예식 중에는 착용하지 않는다.
역사적 배경
카펠로 로마노는 17세기부터 1970년경까지 로마를 비롯한 가톨릭 신자가 다수인 국가들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오늘날에는 로마에서조차 흔히 볼 수 없게 되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착용되고 있다.
직급별 구분
카펠로 로마노는 착용자의 교회 내 지위에 따라 색상과 장식에 차이가 있다.
- 교황(Pope): 금색 끈이 달린 붉은색 카펠로를 착용할 수 있으며, 간혹 흰색 카펠로도 사용한다.
- 추기경(Cardinal): 검은색 카펠로에 빨간색과 금색 끈, 진홍색 안감을 사용한다. 과거에는 붉은색 카펠로를 착용할 특권이 있었으나, 교황 바오로 6세(Paul VI)에 의해 이 규정이 폐지되어 현재는 다른 성직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은색을 사용한다.
- 주교(Bishop): 검은색 카펠로에 녹색과 금색 끈, 보라색 안감을 사용한다.
- 사제(Priest): 검은색 카펠로에 검은색 안감을 사용한다.
- 부제(Deacon) 및 신학생(Seminarian): 별도의 구별 장식이 없는 검은색 카펠로를 착용한다.
갈레로(Galero)와의 차이
카펠로 로마노는 의전용 넓은 챙 모자인 갈레로(galero)와 혼동되기도 한다. 갈레로는 현재 더 이상 일반적으로 착용되지 않는 의전용 모자이며, 카펠로 로마노는 실용적인 목적의 외출용 모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