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리(Kairi, 일본어: カイリ)는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와 디즈니 인터랙티브가 공동 개발한 액션 롤플레잉 게임 시리즈인 《킹덤 하츠》(Kingdom Hearts)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인 노무라 테츠야(野村哲也)에 의해 창작된 오리지널 캐릭터로, 2002년 출시된 첫 작품 《킹덤 하츠》에서 주인공 소라(Sora)와 리쿠(Riku)의 절친한 친구이자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으로 데뷔했다.
카이리는 시리즈 전반에서 '마음의 공주'(Princess of Heart) 중 한 명으로 설정되어 있다. 마음의 공주는 어둠을 전혀 지니지 않고 오직 순수한 빛만을 가진 일곱 명의 소녀로, 게임 내에서 킹덤 하츠로 통하는 최종 열쇠 구멍을 열기 위해 필요한 존재로 묘사된다. 그녀는 원래 레이디언트 가든(Radiant Garden) 출신이었으나, 시리즈의 주요 적대자 제아노트(Xehanort)의 실험의 일환으로 고향 세계에서 추방되어 데스티니 아일랜드(Destiny Islands)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후 소라와 리쿠와 함께 그곳에서 성장했다.
게임 내에서 카이리는 작품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첫 작품에서는 하트리스(Heartless)에 의해 몸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마음이 소라에게 깃드는 사건이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 소라가 자신의 마음을 희생하여 카이리를 되살리는 전개가 이어진다. 《킹덤 하츠 II》에서는 조직 XIII(Organization XIII)의 일원인 사이크스(Saïx)에게 납치되는 등 구출 대상으로 등장한다. 이후 리쿠로부터 키블레이드(Keyblade)인 '디스티니 엠브레이스'(Destiny's Embrace)를 전달받아 전투 능력을 갖추게 된다. 《킹덤 하츠 III》에서는 액셀(Axel)과 함께 훈련을 받아 키블레이드 사용자로서 최종 전투에 참여하며, 게임의 확장 콘텐츠(DLC)인 'Re Mind'에서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도 등장한다.
캐릭터의 이름 '카이리'에 대해서는 일본어로 '바다'를 뜻하는 '해'(海)의 음독인 '카이'(kai)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그녀가 바다에 둘러싸인 데스티니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설정과도 연관된다. 그러나 이는 게임 제작진이 공식적으로 밝힌 해석이 아닌 팬덤과 매체에서의 통상적 해석에 해당한다.
목소리 연기로는 일본어판에서 우치다 리사(内田理沙)가 담당했으며, 영어판에서는 초기 작품(《킹덤 하츠》, 《킹덤 하츠 II》, 《버스 바이 슬립》의 시크릿 엔딩)에서 헤이든 패네티어(Hayden Panettiere)가, 이후 작품에서는 앨리슨 스토너(Alyson Stoner)가 담당했다. 어린 시절 모습은 일본어판에서 모로호시 스미레, 영어판에서 아리엘 윈터가 연기했다.
카이리에 대한 비평적 반응은 전반적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여러 작품에 걸쳐 그녀가 '구출이 필요한 처녀'(damsel in distress)로 묘사된 점과, 키블레이드 사용자로서의 능력을 갖춘 이후에도 그 활용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었다. 또한 소라와의 연애 관계가 시간이 지나도 발전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킹덤 하츠 III》의 최종 전투에서 카이리는 제아노트에 의해 몸이 소멸되는 사건을 겪지만, 소라가 '깨어나는 힘'(Power of Waking)을 사용해 그녀를 부활시킨다. 이후 《킹덤 하츠: 멜로디 오브 메모리》(2020)에서는 카이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소라가 현실과 다른 차원인 콰드라툼(Quadratum)에 있다는 사실을 추리해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시리즈 외적으로는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2018)에 수집 요소인 스피릿으로 출연한 바 있다.
카이리는 《킹덤 하츠》 시리즈를 대표하는 히로인이자 핵심 등장인물 중 하나로, 게임 업계와 팬덤에서 널리 알려진 가상 캐릭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