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에사레아 필립피(Caesarea Philippi)는 신약성경에 언급되는 고대 도시로, 현재의 이스라엘 골란고원에 위치한 바니아스(Banias, 고대 명칭 파네아스/Paneas) 지역에 해당한다. 헤르몬산 기슭, 해발 약 350m 지점에 자리 잡고 있으며 요르단강의 주요 발원지 중 하나가 이곳에 있다.
명칭 유래와 역사
이 지역은 헬레니즘 시대부터 그리스 신 파네스(Pan)를 숭배하는 신전이 있던 곳으로, '파네아스(Paneas)'라 불렸다. 기원전 20년경 헤롯 대제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 바치는 신전을 이곳에 세웠으며, 이후 헤롯의 아들인 분봉왕 필립보(Philip the Tetrarch)가 이 도시를 확장하고 자신의 행정 수도로 삼았다. 필립보는 이 도시의 이름을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이사)를 기려 '카이사레아'로 개칭하고, 자신의 이름을 덧붙여 '카이사레아 필립피'(필립보의 가이사리아)라 하였다. 이는 지중해 연안의 '카이사레아 마리티마'(가이사랴)와 구별하기 위한 명칭이었다.
필립보가 기원후 34년에 사망한 후 이 지역은 잠시 시리아 속주에 편입되었다가, 이후 그의 조카 헤롯 아그리파 1세가 통치하였다.
성경과의 관계
카에사레아 필립피는 신약성경 마태복음 16장 13절과 마가복음 8장 27절에 예수의 사역과 관련하여 언급된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이 지역에 이르러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물으셨고, 이에 제자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 전승에서는 이 사건을 베드로의 신앙 고백(the Confession of Peter)이라 부르며, 이 고백 이후 예수의 사역 방향에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다고 본다.
고고학적 특징
카에사레아 필립피 지역에서는 헬레니즘, 로마, 비잔틴 시기에 걸친 다양한 유적이 발굴되었다. 대표적으로 파네스 신을 숭배하던 동굴 신전(Pan's Grotto)과 그 주변의 신전 유적, 로마 시대의 거리와 건축물 등이 있다. 이 지역은 고대에 이교(우상 숭배)의 중심지로서 번성했으며, 풍부한 수원과 비옥한 토양 덕분에 오랜 기간 사람이 거주하였다.
오늘날 이곳은 바니아스(Banias)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기독교 순례지로서도 중요한 장소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