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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바마제핀

카르바마제핀(Carbamazepine, 약칭 CBZ)은 항경련제(항뇌전증제) 계열의 의약품으로, 주로 뇌전증(간질) 발작과 신경병증성 통증의 치료에 사용된다. 상표명으로는 테그레톨(Tegretol)이 대표적이며, 그 외 다양한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개요

카르바마제핀은 1953년 스위스 화학자 발터 쉰들러(Walter Schindler)에 의해 처음 합성되었으며, 1963년 스위스에서 태그레톨이라는 제품명으로 뇌전증 치료제로 처음 허가되었다. 이후 1965년 영국에서, 1968년 미국에서 승인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되어 있으며, 2023년 기준 미국에서 185번째로 많이 처방된 의약품으로 기록된 바 있다.

화학적 특성

카르바마제핀의 IUPAC 명칭은 5H-dibenzo[b,f]azepine-5-carboxamide이며, 화학식은 C15H12N2O, 분자량은 236.274 g/mol이다. CAS 등록번호는 298-46-4이다. 화학 구조상 트리시클릭계 화합물에 속하며, 삼환계 항우울제와 구조적으로 관련이 있다.

약리 작용

카르바마제핀은 전압 의존성 나트륨 채널(voltage-gated sodium channel) 차단제로 작용한다. 비활성 상태의 나트륨 채널에 우선적으로 결합하여 신경 세포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전위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과도한 신경 흥분을 억제한다. 또한 세로토닌 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항경련 효과와의 직접적 관련성은 불확실하다.

약동학적으로 경구 투여 시 비교적 천천히 그러나 거의 완전히 흡수된다. 혈장 단백질 결합률은 70~80%이며, 주로 간의 CYP3A4 효소에 의해 활성 대사체인 카르바마제핀-10,11-에폭사이드로 대사된다. 단회 투여 시 반감기는 약 36시간이나, 간 효소 유도 작용으로 반복 투여 시 16~24시간으로 단축된다. 대사체의 약 72%가 소변으로, 약 28%가 대변으로 배설된다.

적응증

카르바마제핀은 다음과 같은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 뇌전증: 부분 발작, 강직간대발작(대발작) 및 혼합 발작 유형에 사용된다. 그러나 결신발작이나 근간대발작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삼차신경통: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삼차신경통 치료제로 승인한 유일한 약물이다.
  • 양극성 장애(조울증): 2차 선택 약물로 사용된다.
  • 조현병: 기존 항정신병약 단독 치료가 실패한 일부 사례에서 보조 요법으로 사용되나, 이에 대한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2016년에는 FDA가 정맥주사 제형을 승인했으며, 경구 복용이 불가능한 성인 뇌전증 환자를 위한 단기 대체 요법(최대 7일)으로 허가되었다.

이상반응

카르바마제핀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졸림, 어지러움, 두통, 운동실조, 메스꺼움, 구토, 변비 등이 있다. 심각한 이상반응으로는 재생불량성 빈혈, 무과립구증, 골수 억제, 저나트륨혈증, SIADH(부적절 항이뇨호르몬 분비 증후군), 췌장염, 간염,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알코올과 병용 시 중추신경계 억제가 심화될 수 있다.

약리유전학적으로 HLA-B1502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에서 심각한 피부 이상반응(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용해)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이 대립유전자는 아시아계 인구에 주로 존재하며 한국인, 일본인, 유럽인에게서는 빈도가 매우 낮거나 거의 없다. 또한 HLA-A31:01 대립유전자는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 및 유럽인에서 경증 및 중증 피부 이상반응의 강력한 예측 인자로 확인되었다.

약물 상호작용

카르바마제핀은 강력한 간 효소(CYP450) 유도제로서, 와파린, 라모트리진, 페니토인, 테오필린, 발프로산, 다수의 벤조디아제핀, 메타돈 등 여러 약물의 대사를 촉진하여 혈중 농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경구 피임약의 호르몬 대사를 증가시켜 피임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반대로 에리트로마이신, 시메티딘, 칼슘 채널 차단제, 자몽 주스 등은 카르바마제핀의 분해를 억제하여 혈중 농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프리미돈과 병용 시 카르바마제핀의 혈중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국내 현황

한국에서는 명인제약의 '카마제핀CR정', 환인제약의 '에필렙톨CR정', 부광약품의 '티모닐서방정' 등의 제품명으로 허가되어 있다. 국내 의약품 정보에 따르면 뇌전증의 정신운동발작, 경련발작(강직간대발작), 삼차신경통, 조울증의 조증 상태, 정신분열증의 흥분 상태 등에 사용된다.

환경적 영향

카르바마제핀과 그 생물전환 산물은 하수 처리장 방류수와 처리수를 공급받는 하천에서 검출된 바 있다. 하수 슬러지로 개량된 토양에서 재배된 식물에 카르바마제핀이 축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으나, 2014년 리뷰에 따르면 일반적인 환경 농도를 고려할 때 인체 건강에 대한 위험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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