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한 선언은 1919년 7월 25일 소비에트 러시아 외무인민위원 대리인 레프 카라한(Lev M. Karakhan, 1889–1937)이 발표한 대중(對中) 정책 성명서이다. 이 선언은 차르 제국 시절 러시아가 중국에 부과한 불평등 조약에 따른 영토·치외법권·경제적 이권·배상금 등 일체의 권리를 무조건 포기하고, 이를 무상으로 반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경
-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신생 소비에트 정부는 반제국주의 외교 정책을 표방하며, 제국주의 열강이 중국에 강요한 불평등 조약을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 특히 러시아는 만주와 동청 철도 등에서의 특권을 포기함으로써 중국과의 친선 관계를 회복하고, 일본·서구 열강에 대한 연합적 저항을 도모하고자 했다.
주요 내용
- 특권 포기 – 차르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획득한 모든 영토·치외법권·광업·임업·채광권 등을 반환한다.
- 동청 철도 – 초기 선언문에는 동청 철도를 보상 없이 중국 인민에게 반환한다는 조항이 포함됐으나, 이후 수정·철회되었다.
- 불평등 조약 무효화 – 1920년 9월 27일에 발표된 제2차 카라한 선언에서는 러시아·소비에트가 이전에 체결한 모든 조약을 무효화하고, 중국에 대한 모든 권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었다.
영향 및 의의
- 선언은 당시 중국인들에게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침탈을 포기한다는 희망을 제공했으며,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촉진하였다.
- 1921년 중국공산당 창당 시기에 국제주의적 연대 의식을 고취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 그러나 실제로 러시아가 제시한 권리 포기·철도 반환 등은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서 대부분 무산되었으며, 이후 소련은 1924~1925년에 체결된 비밀 협정 등을 통해 기존 이권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관련 인물·문서
- 레프 카라한 – 소비에트 외무인민위원 대리인으로, 1919·1920년 두 차례에 걸쳐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 카라한 선언 I(1919년 7월 25일) – 최초 선언, 주요 권리 포기와 동청 철도 반환 제안 포함.
- 카라한 선언 II(1920년 9월 27일) – 두 번째 선언, 모든 조약 무효화와 권리 포기 재확인.
평가
카라한 선언은 소련이 초기 외교 정책에서 반제국주의적 입장을 표명한 대표적 사례이지만, 실제 정책 실행에서는 제한적인 성과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반 동아시아 국제 관계와 중국 민족주의·공산주의 운동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 역사적 문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