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七聖)과 칠성(七星)은 불교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1. 칠성(七聖) — 불교 교학상의 일곱 성자
칠성(七聖)은 부파불교, 특히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교학에서 성자(聖者)를 근기(根機)에 따라 일곱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는 범부(凡夫)의 상태를 벗어나 무루혜(無漏慧)를 획득한 유정들, 즉 견도(見道)·수도(修道)·무학도(無學道)의 지위에 있는 이들을 근기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구사론》(俱舍論) 제25권과 《아비달마대비바사론》 제54권 등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칠성(七聖)의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수신행(隨信行)
다른 이, 즉 선지식(善知識)의 말을 통해 불법을 듣고 믿어 이에 따라 수행하여 견도(見道)에 든 성자이다. 견도위에 있는 둔근(鈍根)의 성자에 해당한다.
(2) 수법행(隨法行)
다른 이의 말을 통해 인지한 불법에 대해 스스로 경전과 논서를 공부하고 사유하여 결택한 후, 이에 따라 수행하여 견도에 든 성자이다. 견도위에 있는 이근(利根)의 성자에 해당한다.
(3) 신해(信解)
수신행의 성자가 견도를 지나 수도(修道)에 든 성자이다. 수도위에 있는 둔근의 성자이다. 신승해(信勝解) 또는 신해탈(信解脫)이라고도 한다.
(4) 견지(見至)
수법행의 성자가 견도를 지나 수도에 든 성자이다. 수도위에 있는 이근의 성자이다. 견득(見得) 또는 견도(見到)라고도 한다.
(5) 신증(身證)
신해나 견지로서 8해탈(八解脫)을 모두 성취하였지만 아직 모든 번뇌를 멸진하지는 못한 성자이다. 사실상 불환과(不還果)의 성자로서 멸진정(滅盡定)을 성취한 이를 말한다.
(6) 혜해탈(慧解脫)
신해나 견지로서 지혜(무루지)로 모든 번뇌를 단멸하였지만, 아직 몸으로 8해탈을 모두 성취하지는 못한 성자이다. 아라한과를 증득하였으나 멸진정을 성취하지는 못한 무학위의 성자이다.
(7) 구해탈(俱解脫)
혜해탈로서 몸으로 8해탈을 모두 성취한 이, 또는 신해나 견지로서 지혜로 모든 번뇌를 단멸하였을 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8해탈을 모두 성취한 성자이다. 번뇌장(煩惱障)과 해탈장(解脫障)을 모두 떠난 무학위의 성자이다.
이상의 칠성(七聖)은 4향4과(四向四果)의 수행 계위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불교 수행론에서 성자의 단계를 체계적으로 분류한 개념이다.
2. 칠성(七星) — 한국 불교의 칠성신앙
칠성(七星)은 북두칠성(北斗七星)을 신격화한 칠성신(七星神)을 가리키며, 한국 불교에서 민간신앙 및 도교와 융합되어 사찰 내 칠성각(七星閣)을 통해 신앙되어 온 개념이다.
칠성신앙은 원래 중국 도교에서 북두칠성을 신앙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고려시대에는 국가 의례로 칠성신에게 기우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동국이상국집》 등에 보인다. 이러한 칠성신앙은 불교에 수용되어 사찰 내에 칠성각이 세워지게 되었다. 칠성각은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 또는 칠성여래를 본존으로 하고, 북두칠성을 일곱 부처로 의인화하여 봉안하는 불전(佛殿)이다.
칠성신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알려져 있다.
- 기우(祈雨): 비를 내리게 하는 신으로서의 기능
- 수명장수: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고 연장시켜 주는 기능
- 재물과 소원성취: 재물과 재능, 입신출세 등을 관장하는 기능
칠성신앙은 불교 본래의 교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한국의 토속신앙·도교·불교가 융합된 현세이익적 기복 신앙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오늘날에도 많은 한국 사찰에서 칠성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불교에서 '칠성'은 부파불교 교학의 성자 분류인 칠성(七聖)과, 한국 불교의 민간신앙적 요소인 칠성(七星) 신앙이라는 두 가지 상이한 의미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