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권(醉拳, 중국어: 醉拳, 병음: zuì quán)은 취한 사람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중국 무술 스타일들을 총칭하는 명칭이다. '취권'이라는 한자어는 '취할 취(醉)'와 '주먹 권(拳)'의 결합으로, 직역하면 '취한 주먹' 또는 '취한 권법'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Drunken Boxing 또는 Drunken Fist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원 및 역사
취권의 정확한 기원 시기와 장소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역사 기록이 부족하여 초기 문헌과 현대 수련 사이의 신뢰할 수 있는 전승 계보를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취권은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나고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며, 각 사례들은 공통된 문화 및 무술적 맥락 외에는 서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을 수 있다.
가장 오래된 문헌 기록으로는 중국 고전 소설 《수호전》(水滸傳)이 언급되며, 여기서 송나라의 반역자 무송(武松)이 취권의 고수로 묘사된다. 18세기 무술 교본인 《권경》(拳經)에서는 소림사 승려들이 '팔선취권'(八仙醉拳)이라는 스타일을 수련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지당권(地躺拳)에서 기술적으로 파생된 것으로 설명된다.
두 가지 주요 계통
취권은 크게 불교 계통과 도교 계통으로 나뉜다.
불교 계통의 취권은 소림사(少林寺)와 관련이 깊다. 전설에 따르면 당나라 초기(621년경) 이세민이 승려들의 공로를 치하하여 소림사에 고기와 술을 하사한 이후, 일부 소림 승려들이 술을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승으로는 송나라 시기, 유기찬(劉奇贊)이라는 무술가가 실수로 사람을 죽인 후 소림사에 피신하였으나 계속 술을 마셨고, 만취 상태에서 승려 30여 명을 상대로 싸워 이긴 뒤 그의 '취한 격투 방식'이 소림 승려들에 의해 채택되어 발전되었다고 전해진다.
도교 계통의 취권은 중국 신화의 '팔선'(八仙, Eight Immortals) 설화에 기반한다. 이 스타일은 여덟 명의 신선 각각의 성격과 전략을 따른 8개의 하위 스타일로 구성된다: 여동빈(呂洞賓), 이철괴(李鐵拐), 한종리(漢鍾離), 남채화(藍采和), 장과로(張果老), 조국구(曹國舅), 한상자(韓湘子), 하선고(何仙姑). 각 신선은 독특한 자세와 공격 방식을 지닌다.
기술적 특징
취권은 내가(內家)적 성격이 강하며 단전(丹田)에서 시작되는 진(勁)의 활용을 중시한다. 근육은 최대한 이완된 상태로 유지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체를 수직 축에서 크게 벗어나게 구부리고 비트는 동작으로, 지속적인 상하좌우 흔들림, 비틀거림,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등이 포함된다.
기본 주먹 형태는 '잔을 쥔 주먹'(cup holding fist)으로, 부드럽게 반쯤 쥔 상태에서 너클로 타격하고 손가락 끝으로 잡는 동작을 구사한다. 타격, 잡기, 관절기(擒拿), 레슬링, 근접 격투 등 다양한 기술이 포함되며, 상대를 속이는 기만술(feinting)이 특히 발달되어 있다.
현대적 전승과 대중문화
취권은 단일한 전통 계보를 가진 하나의 무술이 아니라, 여러 권법 내에서 고급 기술 또는 보조 체계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영웅 황비홍(黃飛鴻)의 이야기와 1978년 성룡(成龍) 주연의 홍콩 영화 《취권》(Drunken Master)을 통해 대중문화에 널리 알려졌다. 현대 우슈(武術, Wushu)에서는 경기용 투로(套路)로서 취권이 연출되며, 전통 취권에 비해 곡예적이고 극적인 요소가 강조된다.